‘김정은 유일영도’ 강화 등 내부결속에 활용
북한이 노동당 사상일꾼대회를 두 달 넘게 꾸준히 선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올해 2월24∼25일 평양에서 주민의 사상교육을 담당하는 간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8차 당 사상일꾼대회는 아직도 북한 매체에 거의 매일 등장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9일 사설에서 “역사적인 조선노동당 제8차 사상일꾼대회의 정신을 받들고 전국이 세차게 끓고 있다”며 경제 현장에서 선동에 힘쓸 것을 촉구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8일에는 ‘우리에게는 위대한 단결의 무기가 있다’는 글을 통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사상일꾼대회에 참석, 군대와 인민의 일심단결을 강조한 발언을 소개했다.
또 같은 날 조선중앙방송은 이달 중순 전국예술인대회 개최를 예고하며 “제8차 사상일꾼대회 정신이 맥박치는 투쟁과 변혁의 시기에 열리게 될 전국예술인대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 하루 전인 7일 자 노동신문 1면의 사설도 전체 언론인이 사상전의 나팔수가 돼야 한다고 독려하며 사상일꾼대회를 거론했다.
사상일꾼대회가 경제, 예술, 언론 등 다양한 분야의 성과를 독려하는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셈이다.
김정은 체제는 그동안 전국경공업대회, 농업부문 분조장대회 등 군중 행사를 많이 열었지만, 사상일꾼대회만큼 두 달 반이나 지속적으로 띄우는 행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8일 국가우표발행국이 사상일꾼대회에 관한 우표를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집권 이후 기념우표가 나온 군중대회는 작년 6월 제7차 조선소년단대회를 제외하고는 없었다.
북한이 사상일꾼대회를 부각하는 데 오랫동안 공을 들이는 것은 김정은 체제의 정치적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작년 12월 장성택 숙청과 올해 4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최근 황병서 군총정치국장 임명 등 권력구도를 계속 재편하는 과정에서 내부 단속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대외적으로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 인권 문제 등을 고리로 압박하는 데 맞서 주민의 사상 무장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올해 최대 목표인 유일 영도 체계 구축의 핵심적 수단이 바로 사상전”이라며 “이런 점에서 북한이 사상일꾼대회를 집중적으로 선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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