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적개념’ 부활하나

‘주적개념’ 부활하나

입력 2010-05-20 00:00
수정 2010-05-2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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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이 북한이 제조한 폭발력 250㎏규모의 중어뢰에 의해 침몰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폐기된 ‘북한=주적’이란 개념이 부활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군 합동조사단 윤덕용 공동단장은 20일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천안함은 북한제 어뢰에 의한 외부 수중폭발의 결과로 침몰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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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평시에 정상적인 초계임무를 수행한 함정을 향해 어뢰를 발사해 침몰시킨 것은 명백한 군사적 도발행위로 자칫 전쟁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위라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평시에 군사적 도발을 감행한 이상 ‘북한=주적’이라는 확고한 주적개념이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군 내부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4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 모두 연설을 통해 ‘안보대상이 뚜렷하지 않은 데 따른 군 내부 혼란’을 언급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그동안 우리 내부의 안보태세와 안보의식은 이완되어 왔다“면서 ”안보대상이 뚜렷하지 않도록 만든 외부환경이 있었고 그로부터 비롯되는 군 내부의 혼란도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군이 직면한 ‘안보대상’이 누구인지가 불분명해 이에 따른 군 내부의 혼란이 있었을 것이란 염려의 발언으로 풀이됐다.

 당시 이 대통령이 지칭한 ‘안보대상’은 6년 전 폐기된 용어인 ‘주적’과 같은 개념으로 해석된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불과 50㎞ 거리에 장사정포가 우리를 겨누고 있음을 잊고 산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하면서 북한을 ‘가장 호전적인 세력’으로 표현했다.

 특히 이 대통령 20일 오전 9시부터 15분간 케빈 러드 호주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국제조사단의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천안함 사태가 북한의 군사도발이란 점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그간 ‘북한은 주적’이란 표현이 국방백서에서 사라진 이후 여권과 보수단체 일각에서는 이를 부활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다.

 우리 장병들에게 싸워야 할 대상국을 특정해주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정신무장과 기강해이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제 천안함 침몰사고에 북한이 개입한 것으로 확실히 드러난 만큼 국방백서에 주적개념을 재표기해야 한다는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군당국은 천안함 조사결과 후인 이날 오후 3시30분에 김태영 장관 주관으로 전군 작전지휘관회의를 긴급 소집,주적개념 및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후속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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