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잠룡들 ‘퇴진론’ 외치지만…차기 맞물려 속내 복잡

野잠룡들 ‘퇴진론’ 외치지만…차기 맞물려 속내 복잡

입력 2016-11-06 09:50
수정 2016-11-0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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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책임감’, 안철수·박원순·이재명 ‘선명성’ 부각 안희정·孫 ‘안정감’, 김부겸 ‘신중론·책임감’ 메시지

‘최순실 파문’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면서 야권 대선주자들의 셈범도 복잡해지고 있다.

야권의 해법을 존중하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일제히 ‘퇴진론’을 외치면서도 각론에서는 주자 마다 미세한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정국이 격화할수록 선명성을 강조해 지지층 표심을 흡수할 것이냐, 강경론 속에서도 신중함을 더해 외연을 넓힐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맞물린데 따른 것이다.

◇ 文 ‘부자 몸조심’?…중대결심 외치면서 책임감 부각 = 야권의 대선후보 선두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중대결심’을 할 수 있다는 최후통첩을 했지만, 방점은 ‘2선 퇴진’에 있다.

문 전 대표 측은 6일 “현시점에서는 헌정중단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는 게 문 전 대표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상국면에서도 하야·탄핵을 거론하지 않는 것 자체에 문 전 대표의 진정성이 담겼다는 주장이다. 조기 대선을 치르면 가장 유력한 주자가 자신이지만 그런 정치공학을 따지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민심의 둑이 터지면 문 전 대표가 앞장서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헌정중단을 막기 위해 극단의 요구를 최대한 자제하지만 그런 상황이 올 경우 정치지도자로서 선두에 서겠다는 것으로,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으면서도 책임감 있는 모습을 최대한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安 ‘선명성’ 앞세우며 핵심지지층 규합 주력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즉각 하야 요구와 온·오프라인상의 박 대통령 퇴진촉구 서명운동 등 연일 선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안 전 대표 측은 “국민의 분노를 대변하는 동시에 안정적으로 국정을 수습하려는 것”이라며 “최근 ‘대통령이 물러난다고 헌정중단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한 선명한 메시지로 존재감을 한층 부각하면서 SNS를 통한 지지층 규합을 도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기대선 가능성과 관련해선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1년 4개월을 끌고 가는 게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게 안 전 대표의 생각”이라고 했다.

◇ 朴 ‘하야론’ 주도하며 문재인 대세론 겨냥 = 박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며 연일 촛불집회에 참석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선명성’ 부각만이 ‘문재인 대세론’을 꺾을 방법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 시장 측은 “조직과 당내기반이 부족한 박 시장 입장에선 선거일이 1년이 남든 60일이 남든 결국 국민 마음을 얻지 못하면 승산이 없다”며 “최근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메시지도 그런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90일 전 단체장직 사퇴’ 조항 때문에 아예 출마가 불투명해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서도 “선거법 53조 2항에 따라 비상상황에서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경우 30일 이전, 또는 선거운동일 이전 후보등록 시점까지도 단체장직을 내려놓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 안희정, ‘안정감’ 추구…하야·탄핵에 선긋기 = 안희정 충남지사는 당장 하야나 탄핵과는 선을 그으면서 박 대통령의 2선 퇴진을 요구한 민주당의 스탠스에 맞춰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야 등의 방법을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헌정중단 사태를 피하면서 국민 요구가 수용되는 방법을 최선으로 보는 ‘안정감’을 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안 지사 측은 “정치 지도자는 난국을 질서 있게 정리할 책임이 있다”고 했고,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해서도 “따져본 적 없다”고 분명히 하면서 “위기를 어떻게 수습할지가 문제이지 향후 정치 일정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 김부겸, ‘신중론’ 유지속 국정책임 강조 = 김부겸 의원은 당분간 박 대통령의 하야나 퇴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는 ‘신중론’ 스탠스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 측은 “김 의원의 정치철학은 정치는 깨부수고 운동하는 게 아니라 최종적으로 국정에 책임을 진다는 것”이라며 “하야나 퇴진 메시지도 박 대통령이 대화 국면으로 나오도록 압박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는 게 김 의원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 지지율 뛰어오른 이재명, “강경, 또 강경” = 이재명 성남시장은 가장 강경하다. 박 대통령이 하야할 시기는 지났고 이제는 탄핵과 구속수사해야 할 시점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근 지지율 급상승 역시 국민의 요구를 가장 잘 반영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 측은 조기 대선에 대해서는 “시장직을 언제 그만둘지 각론에 구애받지 않는다”며 “당내 경선 출마를 비롯해 대선에 나간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 孫, 안정적 정국관리 방점 = 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는 대통령 탄핵이나 퇴진 요구와는 분명히 선을 그으면서 안정적인 정국 관리에 방점을 찍고 있다.

손 전 대표 측은 “국민 분노에 공감하지만 쉽게 편승하지 않고 불안 심리를 관리하고 해소하는 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안정감을 부각해 차기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정계 복귀 선언 직후 발생한 이번 사태에 존재감이 묻히는 것 아니냐는 곤혹스러움도 엿보이지만, 오히려 ‘개헌’과 ‘새판짜기’를 부각할 기회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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