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내일 추경처리 약속 지켜야” vs 野 “추경, 서별관회의 진상규명과 직결”‘빈손 국회’ 비난 우려에 증인채택·연석회의 극적 절충 가능성
여야가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를 놓고 양보 없는 줄다리기만 거듭하면서 결국 모두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가 예정된 시작일을 이틀이나 넘긴 21일에도 열리지 못하면서 여야 3당 합의에 따라 22일 예정했던 추경안 본회의 처리는 사실상 무산됐다.
이와 맞물려 추경안 처리 후 23∼24일 기획재정위원회, 24∼25일 정무위원회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었던 구조조정 청문회 역시 뒤로 밀릴 공산이 커졌다.
추경안 처리와 구조조정 청문회 개최가 정치적으로 연계돼 다뤄지고 있어서다.
만에 하나 추경안 처리가 무산되면 청문회 역시 열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많다.
여야는 휴일인 이날도 추경안의 22일 처리가 사실상 무산된 데 대해 ‘네탓 공방’을 이어갔다.
또 원내 지도부간 협상을 중단한 채 합의 파기의 불씨가 된 청문회 증인과 개최 방식을 놓고 공방을 계속했다.
새누리당은 여야 합의의 골자인 ‘선(先) 추경, 후(後) 청문회’와 기재·정무위의 별도 청문회 개최를 두 야당이 뒤집었다며 국민을 상대로 한 기존의 약속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김명연 원내대변인은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선추경 후청문회 대국민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면서 “22일 추경안 본회의 처리는 여야 합의 사안이고 청문회 증인채택 문제는 여야 간 이견을 좁혀가며 계속 논의할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야당은 힘겨운 민생 경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무책임한 국회 보이콧 실력 행사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야당의 전향적 자세 변화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도읍 원내 수석부대표도 브리핑에 동석해 “지난 12일 3당 원내대표 합의 때 우리 주장이 받아들여져 선추경 후청문회가 합의됐다”면서 “야당이 연석 청문회를 주장할 것 같으면 애초부터 협상 테이블에서 국정조사특위 청문회를 주장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 수석부대표는 “야당은 추경에 협조할 의향이 없다면 빨리 추경 철회 선언을 해달라”면서 “정부는 책임 있는 입장에서 추경을 제출했다가 철회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집권 여당이 추경안을 처리할 의지를 보이지 않은 만큼 추경안 처리 지연의 책임은 새누리당에 있다고 반격했다.
또 조선·해운업 부실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묻는 청문회를 핵심 증인들이 모두 출석한 가운데 열려야만 추경안 역시 제대로 통과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이번 추경은 ‘최경환·안종범·홍기택 추경’”이고, 부실기업에 수조 원 혈세를 쏟아 부으며 경제를 파탄으로 만든 서별관 회의의 진상을 가리고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마련된 추경“이라며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된 대책이 수립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심지어 야당의 정당한 요구를 정쟁으로 몰아가고 책임을 전가하려는 적반하장의 모습만 보이고 있다“면서 ”책임질 줄 아는 공당의 자세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추경을 할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면서 ”새누리당이 추가 제안을 하지 않는 한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박완주 원내 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은 추경을 할 마음은 없고 언론 플레이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가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이달 31일까지인 8월 임시국회가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극적으로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안 그래도 국민의 정치 혐오증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타협점을 찾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일단 22일 추경안 처리는 무산된 만큼 25일께 본회의를 다시 소집하는 조건으로 증인 채택 협상을 재개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핵심 증인 3인방’으로 더민주가 요구해온 최경환 경제부총리,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가운데 일부만 출석하는 대신 야당이 요구하는 기재·정무위 연석회의 형태의 청문회를 여는 방식이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쟁점 증인을 제외한 증인 출석에 먼저 합의해 예결위를 먼저 정상화하고 추경안 처리 전 증인 문제를 포괄적으로 합의하자는 중재안을 양당에 던져놓은 상황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추경안도 통과시키고, 막대한 혈세가 들어간 문제에 대해 푸닥거리(청문회)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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