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개헌 외쳐 “7월 내 특위 구성”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원내대표 시절에도 여야 협상 테이블에 늘 개헌 문제를 꺼냈던 우 전 의원이었지만, 각종 현안에 밀려 기대만큼 힘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20대 총선 낙선으로 잠시 정가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던 우 전 의원은 ‘정세균발(發)’ 개헌론과 함께 20대 국회 첫 사무총장에 내정되며 다시 한번 정치권 이슈의 중심에 섰다.
우 전 의원의 최근 행보를 보면 ‘속도전’을 연상케 한다. 그는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헌 특위가 6~7월 구성되지 않으면 앞으로 논의가 대단히 어렵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국회 사무총장이 개헌을 주도하면 정치 문제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며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지만, 우 전 의원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내년 4월 재·보선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로드맵을 제시한 그는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 여야가 개헌하자고 합의할 시간이 없다”면서 “대선 후보가 확정되기 전에 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너무 빠르지 않느냐’는 우려에도 우 전 의원은 “이미 충분한 연구가 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18대 김형오 국회의장 시절 헌법연구자문위가 만든 보고서가 500페이지가 넘고, 19대 국회 전반기 강창희 의장 시절 헌법개정 자문위원회도 헌법 개정안 보고서를 낸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 전 의원은 권력구조 개편 방향에 대해 “독일과 오스트리아식 모델이 좋다고 본다”면서 “대통령은 직선으로 뽑아 국가원수 지휘를 부여하고 총리는 국회에서 뽑는 방식으로 ‘직선형 분권내각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개헌에 대한 우 전 의원의 관심은 1997년 독일대사관 고문변호사를 맡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그가 쓴 논문 제목이 ‘독일 의원내각제의 안정화 요소’다. 그의 희망대로 개헌이 현실화되면 ‘개헌전도사 우윤근’의 꿈은 20년 만에 실현되게 되는 셈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6-06-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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