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관치해소·청년세도입 주장…교과서 등 현안 비판도
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 전 대표가 15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의 경륜을 바탕으로 정부 경제정책을 질타했다.5선의 중진이자 당 대표를 지낸 정 전 대표가 대정부질문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정 전 대표가 최근 정부의 단일 역사교과서 추진 방침에 맞서 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하는 등 정치적 보폭을 넓히는 상황과 맞물려 주목된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질의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우리 금융 경쟁력이 우간다보다 떨어진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금융경쟁력 강화를 위해 낙하산(인사)을 해임하고 관치 해소에 나설 의향은 없느냐”고 따졌다.
이에 최 부총리는 “금융산업 지배구조를 어떻게 단단하게 보완할 것인가 그런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비로소 낙하산(인사) 등 문제가 개선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정 전 대표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언급하며 “여당 대표와 경제부총리의 시각이 다른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한 정 전 대표는 현 정부와 이전 정부 경제 지표를 제시,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참여정부보다 잘한 게 없다. 이명박·박근혜정부 8년은 ‘경제무능 8년’”이라며 “(대선 핵심공약인) 경제민주화는 왜 실종됐나”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청년 일자리 및 부채 문제와 관련, 졸업후 일정기간 이자를 면제해주는 ‘조건부 학자금 무이자 대책’과 목적세 형태의 ‘청년세’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특히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가장 먼저 나서야 할 대통령이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여 국민을 두 쪽으로 만들고 있다”며 “대통령께 이념대결 정략정치에서 손 떼고 경제살리기에 전념하라는 말씀을 드릴 용의가 없나”라고 묻기도 했다.
황 총리가 “그런 말씀은 안 드려도 잘 아시고 논의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은 말씀드리고 있다”고 하자, 정 전 대표는 “국민을 위해 대통령께 할 말은 한 총리로 남길 기대한다”고 조언했다.
정 전 대표가 사실상 19대 국회 마지막 대정부질문 질의에 나선 것은 당 유능한경제정당위원장으로서 평소 경제분야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함께 분야별로 중진의원들이 대정부질문에 나서 중심을 잡아달라는 당의 요청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정부질문과 최근 연석회의 제안 등 당 안팎 문제에 대해 소신을 밝힌 것을 두고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제기하기도 한다.
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5선 중진이자 전직 대표로서 중요한 이슈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언급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정치적 고려는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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