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응답 늦으면 이산가족 문제 진실성 없다고봐”
통일준비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7일 남북정상회담 문제와 관련, “지금 정상회담을 얘기하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화 개시를 넘어서 상당한 서로의 의사 타진이 있어야만 정상회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이날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상회담을 하려면 엄청난 준비가 필요하다. 장관급이든 그 위급이든 (남북이) 다 얘기를 해서 어느 정도 양측 합의가 돼야만 그것을 정상차원에서 추인해 주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을 바로 하게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생각은 남북 양측 다 손해고 남북관계 진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정상회담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과도한 기대를 걸거나 처음부터 그쪽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신년사에서 최고위급 회담을 거론한 것은 굉장히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정상회담이 어느 단계에선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상회담을 하려면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공식접촉에서 얘기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어느 시점에 가서는 간접대화도 필요하고 조건들이 성숙돼야만 정상회담이 결실을 거둘 수 있다”고 언급, ‘물밑대화’의 필요성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남북대화 제의에 북한이 아직 답이 없는 것에 대해 “분명한 것은 응답은 할 것이다. 응답을 언제 어떤 식으로 하느냐가 문제”라면서 “응답이 늦어지면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대한 북한의 진실성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가능하면 빠르게 북한이 대응해 나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북전단살포 등 돌출 변수에 대해선 “지금은 남북대화를 열어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것을 좌절시킬 수 있는 일은 좀 자제해줬으면 좋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통준위 내에 전단뿐 아니라 다른 문제에 있어서도 남북대화 재개에 있어서 장애물이 있으면 그걸 극복해야 되지 않겠냐는 인식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그는 북한의 ‘진정성’ 문제와 관련,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예로 들면서 “(관광객 사망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잘못했다, 재발방지를 약속한다는 표현도 있겠지만 그런 표현은 북한이 하기 힘들지 않겠나. 어느 정도 진솔한 인식이 담겨 있고 앞으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진정성이 보여지는 행동이나 담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준위에서는 핵문제 같은 것은 다루지 않는다”면서 “정부 입장은 6자회담에서 푼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기 때문에 통준위에서 그런 얘기는 다루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밖에 그는 통준위에 대한 북한의 입장과 관련,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지난 8월 방북 당시 북측 김양건 통일전선부장과 나눈 대화 중 일부를 소개하면서 “임 전 장관이 ‘(통준위 문제를 언급했을 때)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반응은 고개를 흔든다거나 그러진 않고 염화시중 같은 미소를 띄웠다’고 했다”며 “그렇게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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