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과 별도 회동 불발… 어정쩡한 악수도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얼굴) 새누리당 대표 사이에 파인 골이 시각적으로 확인됐다. 김 대표는 29일 시정연설 차 국회를 방문한 박 대통령과 별도 회동을 통해 관계 회복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날 박 대통령과 김 대표와의 공식 회동 자리는 두 차례였다. 연설 전 국회의장과의 티타임과 연설 후 여·야·청 3자회담에서의 만남이 전부였을 뿐 두 사람의 독대는 물론 여당 지도부와의 별도 만남도 없었다. ‘상하이 개헌 발언’으로 심기가 불편해진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던 김 대표의 별도 회동 시도가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4/10/30/SSI_20141030043240_O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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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연설 후 퇴장할 때 뒷줄에 조금 떨어져 서 있던 친박근혜계 서청원 의원에게 반갑게 손을 내밀었고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히며 김 대표에게 ‘비수’를 꽂았던 김태호 최고위원과도 환하게 웃으며 악수했다. 반면 그 옆의 김 대표에게는 악수를 하는 둥 마는 둥 스치듯 지나쳤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개헌 발언과 관련한 김 대표의 사과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의미”라며 “둘 사이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느낌”이라고 했다.
김 대표도 박 대통령의 연설 도중 박수를 거의 치지 않거나 건성건성 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김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이 3자 회동을 마치고 국회 밖으로 나올 때까지 약 한 시간 동안 밖에서 기다렸다가 박 대통령을 배웅하는 ‘극진한 정성’을 표했다.
●金, 朴 연설 후 “감동적” 극찬
김 대표는 박 대통령과의 별도 회동에 실패하며 ‘굴욕’을 맛봤지만 관계를 회복하려는 시도는 곳곳에서 드러났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의 연설 이후 “감동적으로 잘 들었다”고 극찬했다. 3자회동에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박 대통령에게 “거, 김 대표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우리가 하도 개헌하자고 하니까 (김 대표가) 그냥 얘기한 것 뿐이에요”라고 농담한 것도 역설적으로 둘 사이의 앙금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문 위원장의 말에 박 대통령은 입을 가리고 파안대소했다고 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4-10-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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