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ㆍ민주, 회담형식 놓고 ‘홀짝수 핑퐁게임’

靑ㆍ민주, 회담형식 놓고 ‘홀짝수 핑퐁게임’

입력 2013-08-07 00:00
수정 2013-08-07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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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단독회담’ 다시 제안…靑 “유감”·與 “5자 타당”

극한대치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대표의 회담이 회담형식을 둘러싼 논란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다.

노웅래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이 7일 오전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청와대의 5자 회담 제안에 대한 당의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민주당은 일대일 ‘영수회담’을 거듭 촉구했다. 연합뉴스
노웅래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이 7일 오전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청와대의 5자 회담 제안에 대한 당의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민주당은 일대일 ‘영수회담’을 거듭 촉구했다.
연합뉴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7일 박 대통령이 전날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5자 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박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을 거듭 제안하며 5자회담을 공식 거부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유감의 뜻을 표명했고, 새누리당은 5자회담을 즉각 수용하라고 야당을 압박, 회담형식을 놓고 ‘홀짝수 핑퐁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여야가 참석자 범위를 놓고 ‘단독회담이냐. 다자(多者)회담이냐’ 기싸움을 벌이면서, 최근 남북 당국자 회담이 수석대표 급(級) 문제로 결렬된 것과 유사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민주당 김 대표는 이날 노웅래 비서실장이 읽은 입장발표를 통해 “제1야당 대표의 단독회담 제안에 대해 박 대통령이 사흘만에 다자회담 제안으로 답한 것을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현 정국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그에 따른 해법을 진지하게 고민한 결과가 5자회담 역제안일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다시 한번 박 대통령께 단독회담을 제안 드리고자 한다”면서 “대통령의 결단이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란다”며 일대일 담판을 거듭 촉구했다.

5자회담의 틀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공을 청와대로 다시 넘긴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5자 회담’ 형식을 고수하면서 야당의 수용을 거듭 촉구해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말미에 “여야 당대표로부터 대통령과의 회담제의가 있어 대통령께서 회담을 하자고 했는데 이번에도 또 민주당이 거절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고 이정현 홍보수석이 전했다.

또 김 실장은 “국민을 위해 만나 산적한 현안을 논의하는게 좋다고 보는데 안타깝다”며 “청와대는 문을 열어놓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여야가 거리를 좁혀 회담이 조속히 성사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유기준 최고위원도 “형식과 의전에 얽매이지 않고 회담을 하겠다고 공언한 민주당 김 대표는 즉각 (5자회담을) 수락하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산적한 현안이 많으므로 대통령과 양당 대표·원내대표가 만나 (5자회담 방식으로) 허심탄회하게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유일호 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 같은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대치정국’이 ‘대화정국’으로 전환되기까지는 좀 더 시일이 걸리는 등 진통이 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각종 민생문제와 개성공단 사태·일본 우경화 등 내우외환의 상황에서 정치권이 겉으로 국민과 민생우선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각기 유리한 형식만을 고집하며 신경전을 벌였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와 여야 모두 회담 필요성에 대해선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공감하고 있어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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