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준규 사퇴 개의치 않아”

청와대 “김준규 사퇴 개의치 않아”

입력 2011-07-04 00:00
수정 2011-07-0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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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사퇴 보고 받고 표정 변화도 없어”

청와대는 4일 김준규 검찰총장의 사퇴와 관련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검찰총장의 사퇴가 별 의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검찰총장이 사표를 제출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총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조만간 교체될텐데 굳이 사의를 표명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핵심참모도 “이미 그만 둘 타이밍을 놓쳤는데 결국 사표를 냈다”면서 “사표를 내든지 말든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김 총장의 사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두우 홍보수석과 함께 보고했지만 이 대통령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표정 변화도 없었다”면서 “이 대통령은 (한국의) 집중호우에 대해 관계 부처에 연락해 추가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김 총장의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 “이 대통령이 귀국하면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보고할 것이고 거기서 이야기를 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이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24시간 진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력을 모으고 있는 시간에 김 총장의 사퇴가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특별히 어떻게 해야 하는 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내 문제는 총리실에서 이야기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김 총장의 사퇴에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실제로 김 총장의 임기가 사실상 끝나 사표 제출의 의미가 거의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처럼 김 총장의 사표 제출을 무시에 가깝도록 외면하는 것은 이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인사권자의 부재 기간에 사표를 던진 행동에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참모는 “내일 모레 죽을 사람이 응급실에서 인공호흡기 떼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면서 “앞으로 이런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김 총장의 사퇴 기자회견 예정 소식을 접한 뒤 회의를 열어 대책을 숙의했으며, 더반에 체류 중인 이 대통령에게 즉각 김 총장의 사퇴 계획을 보고했다.

김황식 총리는 “대통령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현지에 직접 나가있는 상황에서 사표를 제출하는 것은 공직자로서 도리에 어긋난다”면서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수리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이 대통령이 사표를 당장 수리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3개국 순방후 귀국하는 11일에 사표를 수리하거나 이를 뒤로 미룰 수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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