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치료 특구’ 선언 전북 진안군 르포
정부는 ‘환경성 질환 예방·퇴치’를 위해 2009년 4월 환경보건법을 시행했다. 법 시행 2년이 돼가고 있지만 아토피와 천식·비염 등 어린이 환경성 질환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말 완공되는 전북 진안의 아토피 케어센터를 비롯, 2015년까지 전국 권역별로 5곳을 더 건립한다는 복안이다. 환경성 질환이 사회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전북 진안군은 관내를 ‘아토피 치료 특구’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주말 아토피 치료시설 유치로 각광받고 있는 진안을 다녀왔다.![환경성 질환으로 꼽히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갈수록 늘고있는 가운데, 전북 진안으로 순회진료에 나선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3/13/SSI_20110313165324_O2.jpg)
![환경성 질환으로 꼽히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갈수록 늘고있는 가운데, 전북 진안으로 순회진료에 나선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3/13/SSI_20110313165324.jpg)
환경성 질환으로 꼽히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갈수록 늘고있는 가운데, 전북 진안으로 순회진료에 나선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수도권서 전학오는 학생 늘어
전북 진안군 정천면에 있는 조림초등학교. 이 학교는 군청의 지원으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억원을 들여 학교시설을 친환경 자재로 바꾸었다. 아토피 친화 학교라고 유명해지면서 전학을 신청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지만 시설 한계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교생 54명 가운데 20명이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다. 환자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치료를 목적으로 전학을 온 학생들이다.
4학년인 진하나(여·11)양은 1학년 말인 2008년 10월 의정부에서 전학을 왔다. 진양의 어머니 김혜정씨는 “전학오기 전 아토피 피부염으로 긁어서 진물이 흐르고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면서 “치료를 위해 아예 마을에 새집을 사서 이사를 왔다.”고 말했다.
또 5학년인 이창석(남·12)군은 천안시내에서 학교를 다니다 2년 전에 이곳으로 전학했다. 아토피와 코막힘 때문에 전학을 시켰다는 이군의 어머니 김민경씨는 두 집 살림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밤새 피가 나도록 긁어 아픔을 호소하는 아들이 안쓰러워 내려왔다.”면서 “남편과 큰애는 천안에 놔두고, 이곳에서 방을 얻어 생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세든 집은 아토피 치료를 위해 친환경재료로 꾸민 민가로 1000만원 보증금에 월 25만원을 내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쉽게 낫지도 않을뿐더러 특별한 치료법도 없어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힘들게 한다. 환자 어린이들의 어머니는 한결같이 환경과 먹거리가 바뀌면서 상태가 호전됐다고 입을 모았다.
![피부염 예방을 위해 관내 홍삼스파 체험학습에 나선 조림초교생.](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3/14/SSI_20110314022625.jpg)
![피부염 예방을 위해 관내 홍삼스파 체험학습에 나선 조림초교생.](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3/14/SSI_20110314022625.jpg)
피부염 예방을 위해 관내 홍삼스파 체험학습에 나선 조림초교생.
![아토피 친화학교로 지정된 전북 진안 조림초등학교 전경.](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3/14/SSI_20110314022942.jpg)
![아토피 친화학교로 지정된 전북 진안 조림초등학교 전경.](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3/14/SSI_20110314022942.jpg)
아토피 친화학교로 지정된 전북 진안 조림초등학교 전경.
진안군은 아토피 친화학교 시범사업 외에도, 피부염 예방과 치료를 위한 홍삼 스파시설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아토피 치료특구 이미지를 알리기 위한 각종 사업를 활발히 벌이고 있다. 곳곳에 아토피 치료와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 안내 현수막이 즐비하다.
마침 이곳을 찾았을 때 보건소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내려와 주민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아토피 상담과 치료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진안군청 유태종(아토피전략산업과) 과장은 “진안이 청정구역으로 아토피 치료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지난해 삼성서울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매월 의료진이 직접 방문해 아토피 상담과 치료를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환경부 지원사업으로 건립 중인 아토피 케어센터는 터닦기 등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센터에는 각종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 예방을 위한 교육센터를 비롯, 아토피 탈피 주거체험 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이숙이 시설담당은 “센터는 정부가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시설로 현재 공정률 20%를 넘어섰다.”면서 “올해 말 건물이 완공되면 아토피 치료와 예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림초등학교 서가에 마련된 아토피 관련 도서.](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3/14/SSI_20110314023002.jpg)
![조림초등학교 서가에 마련된 아토피 관련 도서.](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3/14/SSI_20110314023002.jpg)
조림초등학교 서가에 마련된 아토피 관련 도서.
![조림초교생들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아토피 예방 제품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3/14/SSI_20110314023029.jpg)
![조림초교생들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아토피 예방 제품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3/14/SSI_20110314023029.jpg)
조림초교생들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아토피 예방 제품들.
환경부와 국민의료보험공단에 따르면 환경성 질환으로 알려진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2년 557만명에서 2008년 759만명으로 36.4%가 증가했다. 또한 이에 대한 치료비용으로 연간 1000억원 이상이 들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비용까지 합치면 연간 2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또한 지난 30년간 아토피 피부염은 3배, 천식은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토피 피부염과 천식, 소아발달장애, 뇌혈관 질환 등 환경성 질환은 환자의 고통은 물론이고 치료비용도 만만치 않다.
특히 환경성 질환을 가진 어린이는 의료비 부담과 함께 학습과 사회활동 장애 등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환경부는 2009년 3월 ‘환경보건법’ 제정으로 환경 유해인자로부터 어린이 등 취약계층의 건강보호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환경유해 인자의 위해성 관리, 유해물질 규제, 실내공기질 관리강화 등의 정책도 시행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환경보건정책은 생소한 영역으로 여겨질 뿐 획기적인 전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경성 질환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관련 연구도 미흡해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환경부 이필재 환경보건정책 국장은 “환경성 질환에 대한 상관관계 규명에 대해서는 시간과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환경 유해인자의 위해성 관리 등 여러 정책을 통해 환경보건 정책이 정착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2011-03-1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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