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할 땐 아들과 도보여행… 최고의 교육이죠”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동양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문득 그의 학교생활은 어떠했을까 궁금해진다. 그는 학교교육에 적응하지 못한, 시쳇말로 ‘왕따’였다. 하지만 위대한 시인으로 성장했다. 어떻게? 아버지와 함께 4개월간의 교육여행으로 모든 것을 극복했다.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이렇게 말했다. ‘여행은 나이 많은 사람에게는 경험의 일부분이고 어린 사람에게는 최고의 교육이 된다.’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여행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자녀경영연구소를 운영하는 최효찬(49)씨는 바로 이런 점에 중점을 두고 최근 ‘아들을 위한 성장여행’(글담출판사)이라는 책을 펴냈다.![‘아들을 위한 성장여행’을 펴낸 최효찬씨. 아들과 5년간 10차례 함께 했던 도보여행의 이야기를 담은 책에서 이 시대 아버지들에게 아들과 교감할 수 있는 여행의 노하우를 귀띔해 준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https://img.seoul.co.kr/img/upload/2013/09/13/SSI_20130913163755.jpg)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아들을 위한 성장여행’을 펴낸 최효찬씨. 아들과 5년간 10차례 함께 했던 도보여행의 이야기를 담은 책에서 이 시대 아버지들에게 아들과 교감할 수 있는 여행의 노하우를 귀띔해 준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https://img.seoul.co.kr//img/upload/2013/09/13/SSI_20130913163755.jpg)
‘아들을 위한 성장여행’을 펴낸 최효찬씨. 아들과 5년간 10차례 함께 했던 도보여행의 이야기를 담은 책에서 이 시대 아버지들에게 아들과 교감할 수 있는 여행의 노하우를 귀띔해 준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많이 걷는 사람일수록 세상을 변화시키는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자연주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발로 시를 쓴 ‘도보여행 마니아’였습니다. 알프스 여행을 할 때 보았던 한 풍경에서 시인으로서의 영감과 활력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18세기 지성을 대표하는 장 자크 루소는 ‘걷기의 아버지’라고 할 만큼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는 명언을 남기며 자신의 위대한 사상을 완성했지요.”
그는 이 대목에서 워즈워스의 ‘시간의 점’이라는 시를 잠시 인용한다. ‘우리 삶에는 시간의 점이 있다/이 선명하게 두드러지는 점에는/재생의 힘이 있어/이 힘으로 우리를 파고들어/우리가 높이 있을 때는 더 높이 오를 수 있게 하고/ 우리가 쓰러져 있을 때는 다시 일으켜 세운다’
책의 취지와 내용이 이 한편의 시로 정리되는 듯하다.
그는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을 두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아들과 함께 방학 때마다 전국 도보여행을 떠났다. 수많은 명문가와 자녀교육법을 연구하다가 유럽 명문가의 엘리트 교육의 정점에 ‘교육여행’이 있다는 것을 알고 실천에 옮겼던 것. 결과는 어떠했을까.
“(아들이)사춘기를 무난하게 잘 넘겼고 글을 좀 잘 쓰는 편입니다. 정서적으로도 안정돼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빠와 친밀해서 유대감이 높은 데다 대화거리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답답할 때는 지금도 같이 도보여행을 떠납니다. 함께 걷노라면 여러 가지 사물들에 대한 얘기도 나누고 역사 속의 인물들도 떠올려보는 소중한 ‘시간의 점’을 공유하게 되지요.”
이 책의 부록에 나오는 아들의 글에서 도보여행에 대한 솔직한 감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청학동에서 민박을 하고 아침 6시 30분 출발해 회남재를 거쳐 악양으로 향했다. 회남재를 걷는데 노랑나비 한 마리가 우리를 따라 날기 시작했다~.’
“아빠와 아들, 둘만이 떠나는 도보여행은 아들을 한층 성숙하게 해줄 것이고 사춘기 아들로 고민하는 엄마에게는 짐을 덜어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 책은 평소 아들과 서먹했던 아버지에게 아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아들의 입장에서 도보여행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저자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신문기자로 일했고 현재 작가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자기계발과 관련된 글쓰기로 2011년 ‘한국의 저자 300인’에 뽑히기도 했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2013-09-14 2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