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무덤으로 가득한 전쟁 서사… 그래도 삶은 ‘전진’한다[연극 리뷰]

죽음·무덤으로 가득한 전쟁 서사… 그래도 삶은 ‘전진’한다[연극 리뷰]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24-06-26 00:17
수정 2024-06-26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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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극단 ‘연안지대’

아버지 시신 묻을 고향 향한 여정
비극·희극 오가며 희망 찾아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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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연안지대’
연극 ‘연안지대’
스탠딩 마이크 앞에 선 청년이 엇박자 리듬을 타며 랩을 하듯 빠른 속도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름도 모르는 여인과 사랑을 나누던 새벽 3시에 걸려 온 전화 한 통. “따르릉. 여보세요. 와보세요.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어머니는 자신을 낳자마자 세상을 떠났고, 그 직후 사라진 아버지는 기억조차 안 나는 윌프리드는 갑작스러운 부고에 당황하지만 어머니 곁에 아버지를 묻어 드리기로 한다. 그러나 자식을 버린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하는 외가 친척들의 반대에 부닥친다. 윌프리드는 평생 이방인으로 떠돈 아버지가 남긴 빨간 가방 안에서 아들에게 부치지 못한 편지들을 발견하고선 아버지 이스마일이 태어난 고향에 안식처를 마련하기로 결심하고 길을 떠난다.

서울시극단의 연극 ‘연안지대’는 레바논 출신 캐나다 작가 와즈미 무아와드의 희곡이 원작이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그을린 사랑’으로 알려진 ‘화염’과 ‘숲’ 등 전쟁 4부작 중 하나로, 이번이 국내 초연이다. 내전과 망명, 이주 경험을 작품에 투영해 온 작가답게 한 가족의 가슴 아픈 사연인 줄 알았던 이야기를 아버지의 시신을 안고 고향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죽음과 무덤으로 가득한 전쟁 서사로 확장한다.

윌프리드는 아버지 고향에 도착하지만 이미 시신이 산더미처럼 쌓여 묻을 땅이 없다. 그곳에서 만난 또래들은 하나같이 부모를 잃었다. 지쳐서 포기하려는 윌프리드를 일으켜 세우는 건 그들이다. 폭격 속에서 태어난 그들 중 일부는 비참한 세상을 물려준 어른들에게 분노를 퍼붓지만 일부는 아버지 시신을 편히 쉬게 해 드린 뒤 ‘우리들의 이야기’를 시작하자고 말한다. 어떤 것도 생명을 포기하게 할 수 없고, 삶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는 통찰이 묵직하게 전해져 온다.

최민규 서울시의원,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제17회 우수의정대상’ 수상

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최민규 의원(국민의힘, 동작2)은 지난 12일 활발하고 책임감 있는 의정활동을 인정받아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수여하는 제17회 우수의정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지방자치 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의원 가운데, 정책 역량과 현장 중심 의정활동에서 모범을 보인 의원을 선정해 매년 우수의정대상을 수여하고 있다. 최 의원은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소속으로 재난·안전, 교통, 건설 현안 전반을 아우르며 시민 안전을 최우선에 둔 정책 제안과 조례 발의, 행정사무감사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현장 점검과 제도 개선을 병행하는 실천형 의정활동을 통해 안전 사각지대 해소와 행정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해 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 의원은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와 현장의 문제를 외면하지 말라는 의미로 주신 상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안전과 일상을 지키는 의정활동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최 의원은 2022년 서울Watch 주관 시민의정감시단이 평가한 제1회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23년에도 서울시의회 출입기자단이 실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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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아버지가 말을 하고, 윌프리드의 망상 속 갑옷 입은 기사가 갑자기 등장하고, 뜬금없이 영화 촬영 현장으로 바뀌는 등 연극은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든다. 주제의 무게감에 짓눌리지 않고, 비극과 희극을 요령 있게 오가며 참혹함 속에서도 기어이 아름다움을 발견해 내는 김정 연출의 기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윌프리드와 이스마일을 연기한 배우 이승우와 윤상화의 연기도 빛난다. 공연은 오는 30일까지 서울 세종S씨어터.

2024-06-2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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