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자문 교수 “처음엔 꺼려졌지만…대본 보고 결정”

‘우영우’ 자문 교수 “처음엔 꺼려졌지만…대본 보고 결정”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2-07-22 13:14
수정 2022-07-2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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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송화면 캡처
ENA 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송화면 캡처
“사실은 ‘우영우’ 자문을 맡기가 꺼려졌다. 잘못 묘사되면 사회적 반향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본을 보고 사회적으로 자폐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자문을 맡은 김병건 나사렛대학교 유아특수학과 교수가 22일 자신이 ‘우영우’ 팀에 합류하게 된 배경에 대해 솔직하게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 캐릭터였다”며 “캐릭터를 드라마에 맞게 표현할 것인가 아니면 다큐멘터리적으로 표현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 자폐를 표현했던 캐릭터는 자폐를 정형화시키지 않았나 생각했다. 꼭 도움만 받아야 되고 불편한 것만 있고 이런 점만 부각됐다”며 “하지만 스펙트럼이라는 진단명에서 알 수 있듯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래서 자폐의 다른 측면을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을 하자고 해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드라마 속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분)가 겪고 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 “사회적 상호작용 장애라든지, 언어·비언어적 의사소통 장애, 제한적 관심을 특징으로 하는 장애”이라며 “주로 3세 이전에 발견된다. 상대적으로 양호할 때는 성인이 돼 진단받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ENA 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송화면 캡처
ENA 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송화면 캡처
이어 김 교수는 “예전에는 자폐에 대해 범주적인 접근을 했지만 그렇게 진단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봐 스펙트럼 차원으로 옮겨졌다”며 “그래서 자폐라고 해도 같은 모습이 아니고 굉장히 다른 모습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작중 묘사되는 우영우의 천재성에 대해 “자폐의 약 10%가 서번트 증후군에 해당한다는 통계자료를 본 적 있다”며 “서번트는 자폐나 지적장애 등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 중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는 일부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천재성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애인에 대한 법적·사회적 지원 현황에 대해 김 교수는 “장애에 대한 지원으로 장애인들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고 해도 비장애인들이 한걸음 뒤로 물러서면 장애인들에게는 심리적 거리가 그대로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처로 돌아올 수 있다”며 “5%의 장애인들이 피나는 노력을 해서 사회에 통합되는 것이 효과적일까, 아니면 95%의 비장애인들이 이들을 받아들이는 게 효과적일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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