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색 건축물 ‘테시폰’ 문화재 된다

제주 이색 건축물 ‘테시폰’ 문화재 된다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21-05-06 11:01
수정 2021-05-0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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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돌 목장 테시폰식 주택 2채
동학농민군 유광화의 한문 편지
문화재청, 국가등록문화재 예고

제주 이시돌목장 테시폰식 주택. 문화재청 제공
제주 이시돌목장 테시폰식 주택. 문화재청 제공
아치 형태의 독특한 건축물인 제주도의 테시폰 주택이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제주 이시돌 목장 테시폰식 주택’과 ‘동학농민군 편지’를 국가등록문화재로 예고했다고 밝혔다. 이시돌 목장은 1954년 부임한 아일랜드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선교사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 신부가 조성한 곳으로, 명칭은 스페인 천주교 성인인 ‘이시도르’에서 유래했다. 테시폰은 이라크 고대도시 유적인 크테시폰의 아치 구조물을 참고해 창안한 건축물이다. 국내 다른 지역의 테시폰식 건축은 모두 사라졌고, 제주에만 테시폰 건축 24채가 남아 있다. 나무로 아치 모양 틀을 세우고 시멘트 모르타르를 덧발라 골격을 만든 뒤 내부에 블록으로 벽을 쌓아 지었다.
제주 이시돌 목장 테시폰식 주택. 문화재청 제공
제주 이시돌 목장 테시폰식 주택. 문화재청 제공
이시돌 목장의 테시폰식 주택은 한림읍 금악리 77-4번지와 135번지에 한 채씩 있으며, 건물 규모는 30∼40㎡이다. 맥그린치 신부가 목장을 개척할 때 건축 자재가 부족하자 이런 형태를 도입했다. 문화재청은 “1961년 지어져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근대기 집단 주택의 한 흐름과 제주 지역 목장 개척사 등을 보여주는 소중한 근대건축유산”이라고 설명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소장한 ‘동학농민군 편지’는 양반가 자제였던 유광화(1858∼1894)가 1894년 11월 동생 광팔에게 보낸 한문 서한이다. 동학농민군 지도부에서 활동한 유광화는 왜군과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군자금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동학농민군 편지. 문화재청 제공
동학농민군 편지.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동학농민혁명에 양반층도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사료이자, 농민군이 전투 과정에서 직접 작성한 매우 희귀한 편지 원본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예고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 등록 여부를 확정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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