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3일 난민대책 특별 정상회의
발칸루트를 통해 유럽으로 향하려는 난민들이 몰려들면서 헝가리와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등 발칸 루트에 위치한 국가들이 잇따라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다.하지만 난민들은 최루탄과 물대포까지 동원한 이들 국가의 강경 대응 속에서도 철조망과 경찰저지선을 필사적인 의지로 뚫고 걸어서 속속 독일에 도착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에 따르면 걸어서 오스트리아 독일 국경을 통해 독일 바이에른주에 도착한 난민은 지난 14일 2천명에서 15일 6천명, 16일 9천100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독일이 한시적인 국경통제조치를 재도입한 후 기차나 차량 등을 타고 인근에 도착한 뒤 걸어서 독일 국경을 통과하고 있다고 SZ는 전했다.
앞서 그리스에서 마케도니아와 세르비아, 헝가리를 거쳐 오스트리아, 독일로 가는 발칸루트가 유럽행 난민들의 주요 경로로 부상하자 헝가리는 세르비아와의 국경에서 난민들에게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난민들의 유럽행을 저지했으나 난민들은 철조망과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헝가리로 진입했다.
난민들은 헝가리가 철통같은 국경통제에 나서자 크로아티아를 지나 슬로베니아와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로 가는 우회로를 택하고 있다.
dpa통신에 따르면 헝가리의 국경통제 이후 크로아티아에 입국한 난민은 이틀만에 1만1천명에 달했다. 난민들에게 ‘안전한 통로’를 제공하겠다던 크로아티아는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국경통제에 나섰으나 난민들은 이날 오후 한때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크로아티아를 향해 기찻길과 밭길을 걸어 넘어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난민들의 유럽행에서 화약고가 헝가리 국경의 오르고스에서 크로아티아 국경의 시드 등으로 매일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난민들은 피난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고향에서의 일상보다는 덜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유럽행을 시도하고 있다.
다리를 절며 걸어서 크로아티아 국경을 건넌 시리아 난민 모크타 알루프(23)는 가디언에 “우리 시리아인들은 매우 강하니 어떤 난관에도 안전한 곳을 찾아 계속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 정부군이 총검으로 척추를 찌른 상처로 장애를 얻었다.
세르비아에서 가까스로 크로아티아행 버스의 마지막 자리를 차지한 시리아 난민 노와 다우드(23)는 “우리는 그냥 믿는다”면서 “가서 어떤 상황이 닥칠지 보는 거다. 어쩌면 우리는 국경을 넘을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는 희망 속에 산다”고 말했다.
다우드와 함께 피난길에 오른 할라즈 셰크무스(18)는 “이슬람국가(IS)를 겪은 이후 아무것도 무섭지 않다”면서 “그 어떤 것도 우리를 두렵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오는 23일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난민 12만명의 회원국별 강제 할당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EU는 회원국별 할당규모를 해당 국가의 인구 규모와 국내총생산(GDP)을 40%씩, 실업률과 지난 5년간 난민 수용 규모를 10%씩 고려해 결정했다.
하지만, 앞으로 논의 과정을 통해 독일, 프랑스 등 경제적 여력이 있는 대국에 더 많이 할당해 동유럽 국가 등 소국의 난민 수용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쿼터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