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정상회담 내일부터 이틀간
시주석, 박대통령과 사드 회담오바마와도 남중국해 등 논의
중국이 총력을 기울여 준비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3일 20개국 비즈니스정상회의(B20) 개막과 함께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혁신·활력·연동·포용의 세계 경제 구축’을 주제로 한 G20 회의는 4~5일에 열린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G20의 사전 행사로 열리는 B20 회의에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개막 연설을 하고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 5개국 정상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 수장이 참석한다. 32개국에서 온 기업가 812명과 26개 국제조직 대표자도 나온다.
중국은 이번 G20 회의를 통해 시 주석의 리더십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과시하고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실상부한 G2로 부상할 것을 꾀하고 있다. 회의 장소를 저장성의 성도인 항저우로 정한 것도 이곳이 시 주석의 ‘정치적 고향’이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5년간 저장성 대리성장과 서기로 근무했다. 저장성 첸탕강(錢塘江)이 흐르는 모양에서 본뜬 ‘즈장신쥔’(之江新軍)이라는 시 주석 측근 파벌이 요직에 대거 진출해 있기도 하다.
이번 G20 회의는 중국이 개최해온 국제 행사 가운데 규모와 의전 면에서 최상위를 차지한다. 시 주석은 세계 각국을 방문해 ‘G20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빼놓지 않고 밝혔을 정도로 공을 들여왔다. 이틀간의 정상회의에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보다 20배나 많은 100만명의 자원봉사자를 동원했다.
시 주석은 3일 오바마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갖고 한반도 사드 배치, 무역 불균형, 남중국해 문제, 기후변화 대응 등을 논의한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 갈등 해결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시 주석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번 회의 최고의 귀빈으로 예우할 예정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중국은 ‘G20 블루(맑은 하늘)’를 연출하기 위해 항저우 주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900만 항저우 시민들은 일제히 휴가를 떠났다. 보안 강화를 빌미로 반체제 활동가들을 연금하거나 ‘강제 여행’을 보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6-09-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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