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호주 애들레이드의 소머턴 해변에서 발견된 남성 시신. 정장에 타이를 맨 차림이다. 이 나라 역사상 가장 오래 된 콜드 케이스(미제 사건)로 꼽힌다. 통상 주검 사진을 쓰는 일은 피해야 하지만 지금까지도 신원이 파악되지 않아서인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 사진을 게재했다. 텔레그래프 캡처](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5/20/SSI_20210520104347_O2.jpg)
텔레그래프 캡처
![1948년 호주 애들레이드의 소머턴 해변에서 발견된 남성 시신. 정장에 타이를 맨 차림이다. 이 나라 역사상 가장 오래 된 콜드 케이스(미제 사건)로 꼽힌다. 통상 주검 사진을 쓰는 일은 피해야 하지만 지금까지도 신원이 파악되지 않아서인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 사진을 게재했다. 텔레그래프 캡처](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5/20/SSI_20210520104347.jpg)
1948년 호주 애들레이드의 소머턴 해변에서 발견된 남성 시신. 정장에 타이를 맨 차림이다. 이 나라 역사상 가장 오래 된 콜드 케이스(미제 사건)로 꼽힌다. 통상 주검 사진을 쓰는 일은 피해야 하지만 지금까지도 신원이 파악되지 않아서인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 사진을 게재했다.
텔레그래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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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매체 나인 뉴스에 따르면 생각보다 점토질이 단단하고 문제의 유해가 관 속에 지금도 그대로 있는지 확신하지 못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지만 이날 오후 관을 꺼냈다. 이제 경찰은 법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다양한 유전자 분석 기법을 활용해 이 나라 역사에 가장 이상한 시신의 신원을 70년이 훌쩍 지나서야 밝혀내기 위해 안간힘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BBC 방송과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1948년 12월 1일 애들레이드의 소머턴 해변에서 이 남자의 시신이 발견됐다. 방파제 담에 기댄 채 숨져 있었는데 정장 차림에 타이까지 매고 있었다. 정장의 주머니 속에서는 신원을 증명할 만한 것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신원도 파악할 수 없었고 죽음의 원인도 규명할 수 없었다. 해서 호주인들은 냉전시대 스파이였는데 암살됐다거나 연인에게 보복 살해당했다거나 여러 갈래 억측만 늘어놓았다. 지금 우리의 한강 의대생 의문사처럼 모든 사람이 책상머리에 앉아 이런저런 억측을 늘어놓았다.
그가 첩자 의심을 산 것은 그럴 듯한 소지품이 발견됐기 때문이었다. 한달쯤 뒤 그의 가방이 애들레이드 철도역의 보관소에 맡겨진 것이 확인됐다. 의문의 남성이 주검으로 발견되기 하루 전에 이 가방을 맡긴 사실이 확인됐다. 가방에서는 옷가지들이 나왔는데 옷들의 라벨은 다 뜯겨져 있었고 대신 암호 같은 글씨가 박음질 돼 있었다. 바지를 수선소에 맡겼을 때 박음질한 글자는 킨(kean)이나 킨(keane)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신원을 특정하기 어려웠다. 책에서 찢어낸 듯한 종이도 나왔는데 페르시아어로 “타맘 슈드”라고 적혀 있었다. “끝났어”란 뜻이다. 나중에 경찰이 이 종이 조각에 대해 아는 사람은 제보해달라고 했더니 한 기업인이 차 뒷좌석에 뒀던 책의 갈피가 뜯겨져 있었다고 신고했는데 종이 조각이 떨어져나간 자국과 일치했다.
![위는 호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경찰이 19일 새벽부터 애들레이드의 웨스트 테라스 묘지에 묻힌 신원 미상 남성의 관을 꺼내기 위해 작업하는 모습. 아래는 오후에 관을 꺼내 옮기는 모습이다. 관의 주인은 지난 1948년 이 도시의 소머턴 해변에서 변시체로 발견돼 이곳에 그냥 묻혔는데 이제 훨씬 발전된 DNA 분석 기술을 활용해 신원을 밝히기 위해 발굴됐다. 애들레이드 EPA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5/19/SSI_20210519145730_O2.jpg)
애들레이드 EPA 연합뉴스
![위는 호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경찰이 19일 새벽부터 애들레이드의 웨스트 테라스 묘지에 묻힌 신원 미상 남성의 관을 꺼내기 위해 작업하는 모습. 아래는 오후에 관을 꺼내 옮기는 모습이다. 관의 주인은 지난 1948년 이 도시의 소머턴 해변에서 변시체로 발견돼 이곳에 그냥 묻혔는데 이제 훨씬 발전된 DNA 분석 기술을 활용해 신원을 밝히기 위해 발굴됐다. 애들레이드 EPA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05/19/SSI_20210519145730.jpg)
위는 호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경찰이 19일 새벽부터 애들레이드의 웨스트 테라스 묘지에 묻힌 신원 미상 남성의 관을 꺼내기 위해 작업하는 모습. 아래는 오후에 관을 꺼내 옮기는 모습이다. 관의 주인은 지난 1948년 이 도시의 소머턴 해변에서 변시체로 발견돼 이곳에 그냥 묻혔는데 이제 훨씬 발전된 DNA 분석 기술을 활용해 신원을 밝히기 위해 발굴됐다.
애들레이드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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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묘 발굴 계획을 발표한 비키 채프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검찰총장은 “70년 넘게 사람들은 이 남자가 누구인지, 어떻게 죽었는지 추측만 했다”며 “강렬한 대중의 관심” 때문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DNA 프로파일을 얻으면 이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콜드케이스(미제 사건) 가운데 하나에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주의 부검 활동을 돕는 앤느 콕슨 박사는 “지금 우리의 DNA 분석 기술은 시신이 발견됐던 1940년대보다 분명히 몇 광년은 더 앞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런 종류의 검사가 아주 복잡하긴 하지만 모든 수단을 동원해 비밀을 풀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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