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이메일 스캔들’ 수사 급물살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의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 147명이 수사에 관여하고 있다.”![미국 국무부가 2009년 3월 6일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에게 보낸 집무실에서의 블랙베리 사용 금지 요구 메모. 워싱턴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6/03/29/SSI_20160329182658_O2.jpg)
워싱턴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2009년 3월 6일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에게 보낸 집무실에서의 블랙베리 사용 금지 요구 메모. 워싱턴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6/03/29/SSI_20160329182658.jpg)
미국 국무부가 2009년 3월 6일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에게 보낸 집무실에서의 블랙베리 사용 금지 요구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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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문건 수백 건을 검토하고 미 정부 고위 인사 10여명과 인터뷰한 결과 “클린턴이 비밀 자료를 다루는 법과 규정, 정부 기록 보전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클린턴이 (자신이 사용한 개인 휴대전화인) 블랙베리의 보안에 관한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는 동시에 자신과 최측근 보좌관들이 자택 지하의 개인 서버를 사용함으로써 명백히 보안상 위험을 감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WP는 “클린턴이 모든 이메일을 블랙베리를 통해 주고받기를 고집했다”면서 “‘마호가니 로’(Mahogany Row)로 알려진 보안 공간인 (국무부) 7층 집무실에도 블랙베리를 반입하다가 결국 반대에 부딪혀 관뒀으나 다른 장소에서는 블랙베리를 공무에 사용했으며 자택 지하에 설치한 개인 이메일 서버도 폐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클린턴과 그의 사람들은 국무장관 임기 동안 블랙베리의 ‘열렬한 중독자’였다”고 강조했다. 또 블랙베리를 통한 개인 이메일 및 개인 서버 사용은 보안 담당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덧붙였다.
클린턴은 그동안 개인 이메일 사용은 “실수”였으며, 사용 당시에는 비밀 자료를 주고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147명의 FBI 요원이 개인 이메일·서버 사용에 의한 국가 안보 저촉 가능성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것은 수사 당국이 그만큼 사태를 엄중하게 다루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도 이날 “FBI와 검찰이 클린턴의 측근들을 공식 소환 조사하는 절차를 시작했다”고 전해 이메일 스캔들 국면이 의외로 심각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일축하면서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러한 예상이 빗나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수사의 초점은 개인 이메일을 통해 비밀 자료가 다뤄진 과정에서 범죄 혐의가 있는지, 자택에 설치된 개인 서버가 해킹됐는지 등으로 전해졌다. 수사 결과는 7월 이후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결과 발표 시기를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7월 전당대회에서 클린턴이 민주당 최종 후보로 지명되면 유야무야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유력 언론들이 앞다퉈 비판적으로 보도한 뒤 기소까지는 안 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6-03-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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