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대응하라고 했더니...콩고女 29명 임신시킨 WHO 직원들

바이러스 대응하라고 했더니...콩고女 29명 임신시킨 WHO 직원들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9-29 17:34
수정 2021-09-2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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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파견 직원 21명, 일자리 대가로 성 착취 인정

2018년 5월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한 민주콩고공화국의 의료 인력들. AP 연합뉴스
2018년 5월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한 민주콩고공화국의 의료 인력들. AP 연합뉴스
WHO 직원 21명이 현지 여성 성착취
29명이 임신하고, 일부는 낙태 강요
피해자 “강력한 가해자 처벌 원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파견 및 현지 고용한 직원 수십명이 수년간 현지 여성들을 대상으로 일자리 대가의 성적 착취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공식 인정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독립된 WHO 조사위원회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가디언 등 다수의 외신들이 콩고에 파견된 WHO 직원들이 현지 여성을 대상으로 성착취를 자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WHO 조사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83명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했다.

위원회는 총 21명의 WHO 직원이 강간 등 심각한 학대 행위의 가해자라고 결론지었다. 이들은 에볼라 대응을 위해 파견되거나 현지에서 고용된 WHO 직원이었다.

피해 여성 중에는 13세 소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3~43세 여성의 학대 사례 80여 건을 조사했는데, 이 중 29명의 현지 여성이 성폭행으로 임신했으며, 일부 직원들은 여성에게 낙태를 강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디언은 이들이 취업이나 계약 유지를 대가로 여성들에게 성관계를 강요했으며, 거절한 경우 일자리를 잃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호하기 위해 고용된 WHO 직원들 행위에 사과”보고서는 “업무상 위법 행위에 해당하는 개인 비위 행위가 있었다”며 “경제적 여유가 없는 중앙아프리카 국가들은 명백한 구조적 실패와 준비 부족으로 성적 착취와 학대 사건을 관리할 준비가 안 됐다. 이런 굴욕적 사건에서 취약한 피해자들은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지난 2019년 WHO 고위 관계자 중 일부가 이러한 성적 학대 사실을 인지했지만, 이를 제지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이와 연관된 관계자 중 1명은 승진했다고 덧붙였다.

WHO는 피해 여성들에게 배상금을 주고, 친자 관계 확인 및 여성의 권리 주장 등을 위한 DNA 검사 지원을 권고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먼저 희생자와 생존자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당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용된 WHO 직원들이 자행한 짓에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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