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종사자 94% “적어도 한번 이상 성희롱 당했다”

할리우드 종사자 94% “적어도 한번 이상 성희롱 당했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2-22 09:55
수정 2018-02-22 09:5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미국 할리우드 연예산업에 몸담고 있는 배우와 작가, 감독, 제작자, 편집자 등 종사자들 10명 중 9명 이상이 적어도 한 번은 성희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최근 설문조사에서 답했다.

전 세계적인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된 할리우드 연예산업의 성희롱이 예상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21일(현지시간) 미 일간 USA투데이가 국립성폭력지원센터와 함께 할리우드 연예산업 종사자 8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4%가 ‘어떤 형태로든 한 번 이상의 성희롱·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성희롱·성폭력의 유형(복수응답)으로는 원하지 않는 성적 농담과 제스처(87%), 불쾌한 성적 언급을 경험하는 다른 사람을 지켜보는 것(75%), 성적인 방식의 접촉(69%), 고용주·감독자로부터의 성적인 접근 또는 이를 지켜보는 것(65%), 성적 행위 또는 성관계 제안(64%), 동의없는 성적 사진의 노출(39%), 타인의 신체 노출(29%) 등이 있었다.

또 강제적인 성행위 요구(21%), 오디션 현장에서의 예상치 못한 노출 명령(10%) 등도 성희롱·성폭력 응답 사례에 들었다.

USA투데이는 “지난 수개월 간 로즈 맥고언, 기네스 펠트로, 애슐리 주드, 셀마 헤이엑 등 여러 여배우로부터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과 같은 사람들에게서 당한 성폭력 증언을 수도 없이 들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성추행·성희롱이 자행되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응답자의 21%는 연예산업에 종사하면서 적어도 한 번 이상 성적인 행위를 하도록 강요받았다고 답했다.

성적 행위에 대한 강요를 당하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린 경우는 4명 중 한 명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희롱 사실을 폭로하고 난 뒤 자신의 근무 여건이 개선됐다고 응답한 경우는 28%에 불과했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양성평등센터의 애니타 라지 국장은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성희롱 경험 비율은 전형적인 직장에서보다 훨씬 더 높다”면서 “조사 결과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