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해진 트럼프 측 “빌 클린턴의 불륜녀 르윈스키를 거론하라”

다급해진 트럼프 측 “빌 클린턴의 불륜녀 르윈스키를 거론하라”

입력 2016-09-30 07:20
수정 2016-09-3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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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르윈스키를 거론하라.”

미국 대선 분수령으로 꼽힌 대선 1차 TV토론에서 판정패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캠프가 다급해진 모양새다.

29일(현지시간) CNN이 입수한 캠프 내부 전략메모에 따르면 남은 대선전의 유력한 전략 중 하나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불륜에 빠졌던 전 백악관 인턴 르윈스키 등을 지지자들에게 거론토록 하라는 것이다.

한 메모는 “트럼프는 클린턴과 그녀의 남편 빌 클린턴이 빌의 고소자들을 파괴하기 위해 했던 것처럼 여성들을 대우한 적이 결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힐러리 클린턴은 폴라 존스와 제니퍼 플라워스 그리고 모니카 르윈스키 등 여성들을 괴롭히고 중상모략했다”며 “빌의 불륜에 대해 힐러리를 비난하라는 것인가? 아니다. 그러나 그녀는 고소 여성들을 파괴하려고 한 적극적 참여자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의 이러한 방침은 사흘 전 1차 TV토론에서 빌 클린턴의 불륜을 공격 소재로 삼지 않은 게 패착이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토론에서 트럼프는 “클린턴과 그의 가족에게 극도로 거친 말을 하려 했지만 할 수 없었다”고만 했다.

이어 오히려 “트럼프가 미인대회 좋아하고, 후원도 하며, 자주 들락거리지 않느냐. 그런데 어떤 여성에 대해서는 ‘미스 돼지(Piggy)’, ‘미스 가정부(Housekeeper)라고 부른다. 그녀가 히스패닉이기 때문”이라는 클린턴의 공격을 받고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튿날 트럼프는 자신의 토론 태도에 대해 “클린턴의 딸 첼시가 청중석에 있어 참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그녀를 더 세게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달 9일 열리는 타운홀 미팅 형식의 2차 토론에서는 빌 클린턴의 불륜을 도마 위에 올릴 것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트럼프의 지지자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도 28일 트럼프 유세의 찬조연설에 나서 “한 여성이 빌 클린턴이 자신에게 했던 일을 토로할 때마다, 그 여성에 대한 최고의 공격자가 누구였는가”라며 힐러리를 겨냥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차남 에릭은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에 “클린턴이 성차별주의 등 다양한 주장들을 말하는 것을 듣자니 놀랍다, 어처구니없다”며 “그녀의 남편인 빌이 지금까지 최악의 성차별주의자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공화당 의원들과 트럼프 지지자들은 “르윈스키를 거론하지 말고 경제문제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데이비드 퍼듀(공화·조지아) 상원의원은 ’폴리티코‘에 르윈스키 불륜 스캔들을 거론할 경우 “트럼프가 우위에 있는 경제 문제로부터 관심이 멀어지게 될 것”이라며 “경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민주당이 어떻게 경제에 실패해 노동자들을 가난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우리가 우위에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빌 클린턴에 관한 모든 것은 정말 중요하지 않다”며 “사람들은 경제와 안보 이슈에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라운즈(공화·사우스다코다) 상원의원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불륜 문제에 대해 “결코 찬성한 적도 없고 지금도 그렇다”면서도 “그것은 우리가 직면한 큰 이슈들로부터 관심을 돌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저 위커(공화·미시시피)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그 문제를 제기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보통 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삶을 개선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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