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브랜드카’ 오명 쓴 도요타 “우리도 당최 판매경로 몰라”

‘IS 브랜드카’ 오명 쓴 도요타 “우리도 당최 판매경로 몰라”

입력 2016-03-30 16:28
수정 2016-03-3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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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동영상에 도요타 픽업트럭 단골로 등장”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세력 확정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이라크 모술 함락 뒤 IS는 모술 시내에서 이를 자축하는 카퍼레이드를 벌였다.

이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IS 조직원들은 일본 도요타의 4륜 픽업트럭인 하이럭스 신형 모델 수십 대에 나눠타고 승리의 행진을 벌였다.

도요타 하이럭스는 그 뒤에도 IS의 선전 동영상에 단골로 등장하면서 ‘IS 브랜드카’가 됐다.

IS는 이 픽업트럭을 병력이나 군수품을 운송하는 데 쓸 뿐 아니라 기관총, 박격포와 같은 화기를 싣고 다니며 전투를 벌인다.

차량이 튼튼한데다 비포장과 바위가 많은 중동의 지형에 알맞아 IS의 기동성에 매우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무기를 실은 픽업트럭을 ‘테크니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차나 장갑차, 자주포 등 기동 화기가 정규군보다 부족한 IS에 테크니컬은 전투에서 상당히 유용하다.

하이럭스와 함께 IS가 애용하는 차는 공교롭게 이 회사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랜드크루저다.

IS 이전에도 도요타의 4륜 자동차는 중동 무장조직에 인기가 있었으나 IS는 최신형 모델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도요타는 의심을 받아왔다.

도요타는 졸지에 세계의 공적인 IS의 군수업체라는 오명을 쓰게 된 셈이다.

이와 관련, 범중동 아랍어 일간지 아샤르크 알아우사트는 29일(현지시간) 도요타 중동·북아프리카 총괄법인장의 ‘호소성’ 인터뷰를 실었다.

요시츠구 타카유키 법인장은 이 인터뷰에서 “IS가 어떻게 도요타 제품을 쓰는 지 우리도 당최 경로를 알 수 없다”며 “IS가 픽업트럭을 훔쳤는지 중개업자를 끼어 사들였는지 추적할 방법이 없다”고 곤혹스러워했다.

이어 “IS와 같은 테러 조직에 대한 판매는 엄격히 금지한다는 게 도요타의 정책”이라며 “미국 정부의 조사로라도 도요타에 대한 의혹이 규명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도요타 차량이 IS에 유입된 경위를 조사중이다.

IS의 신형 차량 보유를 놓고 이라크의 중개업자가 IS 점령지에서 나온 원유와 차량을 교환한다거나 미국이 시리아 반군에 공급한 이들 차량을 IS가 탈취했다는 추정만 나오고 있다.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서 전자제품을 파는 한 무역상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라크엔 IS가 점령한 모술을 오가며 여러 제품을 중개하는 업자들이 많다”며 “차량뿐 아니라 한국산 TV나 휴대전화도 이런 중개업자 몇 명을 거치면 IS의 손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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