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큰손이던 사우디, 유가 바닥에 투자 유치 나서

‘오일머니’ 큰손이던 사우디, 유가 바닥에 투자 유치 나서

입력 2016-01-27 12:18
수정 2016-01-2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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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의존도 높은 경제구조 개조·일자리 창출 모색

저유가 위기에 직면한 사우디아라비아가 해외 투자 유치 경쟁에 뛰어드는 한편 경제구조 재정비에 나섰다.

살만 국왕의 아들인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30) 왕자는 저유가에 따른 수입 급감에 대응하려 최근 수개월간 해외 컨설팅사, 금융당국, 자문사, 정부기관 등과 협력해 ‘국가변화프로그램’(NTP) 출범을 준비해왔다.

제2 왕위계승자이자 국방장관인 알사우드 왕자는 사우디의 경제정책 결정을 관리·감독하는 경제개발위원회의 수장이기도 하다 .

경제개발위원회가 작업 중인 NTP는 아직 윤곽 정도만 공개된 상태지만, 주요 업무는 일자리 창출과 교통·보건·광업 등 부문에 대한 외국인 투자 확대가 될 예정이다.

사우디투자청(SAGIA)도 26일(현지시간)까지 리야드에서 펩시, 록히드마틴 등 서방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한 가운데 연례 투자콘퍼런스를 열었다.

행사 참가자들은 사우디 인구의 3분의 2가 35세 미만의 젊은이인 만큼 석유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 주택, 소비재, 서비스 부문으로 경제를 다각화할 기회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의 이 행사는 사우디의 오랜 경쟁국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이탈리아, 프랑스를 차례로 방문하면서 유럽 기업들에 구애하고 있는 가운데 열렸다.

사우드 알파이잘 사우디투자청 부청장은 AP 통신에 “모든 컨설팅 업체가 여기 사우디에 있다”며 “정부가 아웃소싱을 가능한 한 많이 바라고 있어 공공 서비스의 민영화가 더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빈살만 알사우드 왕자도 최근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사우디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상장(IPO)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우디 경제 구조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징후다.

사우디는 그동안 경제 다각화에 노력했으나 총 수입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작년 기준으로 72%에 이른다.

석유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사우디는 올해 재정적자가 8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6일 영국 런던 시장에서의 브렌트유 거래가는 2014년 중반의 배럴당 115달러보다 크게 낮은 31달러 수준이었다.

경제 문제는 일자리 창출 업무를 맡은 위원회의 수장인 알사우드 왕자에게 정치적으로 거대한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안기고 있다.

사우디 국민 평균연령은 21세로, 향후 수년간 수백만명이 노동시장으로 쏟아지게 된다. 불투명한 미래에 따른 젊은이들의 좌절은 2011년 중동을 뒤흔든 ‘아랍의 봄’의 주요 동력이 됐다.

매킨지 앤드 컴퍼니는 작년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사우디 경제가 2030년까지 2배 규모로 성장하고 일자리 600만개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사우디는 경제성장 모델에 현저한 변화를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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