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撥 위기 초입일지도”…시장 “MPC 내 소수 의견에 불과”
영국 중앙은행이 내년 초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이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금리를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그러나 시장은 이를 뱅크 오브 잉글랜드(BOE) 통화정책이사회(MPC)의 ‘소수 의견’으로 파악하면서,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 발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고심 끝에 금리 동결을 발표한 바로 다음 날 나왔다.
BOE의 앤디 할데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8일(현지시간) 런던 연설에서 영국의 인플레가 올 하반기에도 상승하지 못할지 모른다면서, 중국 등 신흥국 위기도 불거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BOE의 다음번 통화 정책이 “금리 인상보다는 인하가 돼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할데인은 “세계 경제가 2008∼2009년의 앵글로-색슨발 위기와 2011∼2012년의 유로발 위기에 이어, 올해는 신흥국발 3번째 위기의 초입에 진입했는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BBC와 가디언 및 더타임스는 할데인의 지적이 BOE MPC 9인 위원 가운데 소수 견해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마크 카니 BOE 총재가 내년 초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듭 밝혔음을 상기시켰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하워드 아처는 BBC에 “할데인이 MPC의 대표적 비둘기파”임을 상기시키면서, “MPC 내 소수 견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MPC 위원이었던 앤드루 센탄스도 트위터를 통해 “할데인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미 기록적으로 낮은 금리를 더 내리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센탄스는 “(영국) 경제가 7년째 회복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전적으로 멍청한 짓”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BOE는 기본 금리를 6년 이상 0.5%로 유지해왔다.
크레디 아그리콜의 런던 소재 기업·투자은행 부문 G10 리서치 책임자인 발렌틴 마리노프도 블룸버그에 “MPC 내 매파 인사들이 할데인의 견해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BOE가 여전히 금리 인상 준비가 돼 있음을 확실하게 시사하는 유일한 선진국 중앙은행”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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