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상하면 채권가격 ‘폭락’ 가능성< FT>

美 금리 인상하면 채권가격 ‘폭락’ 가능성< FT>

입력 2015-09-14 10:12
수정 2015-09-1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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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채권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4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금리 인상 때 가장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자산은 채권이라면서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약해진 상황에서 채권금리가 갑작스럽게 높아지면 채권 값이 폭락하는 ‘금융 사고’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FT의 설명은 이렇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채권 금리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채권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그러나 지난 7년간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채권금리가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태여서 채권금리 상승폭은 그에 비례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이 긴 채권의 가격 하락폭이 커지는 데 만기가 긴 채권의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낮아 위험도가 크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는 것이 문제라고 FT는 말했다.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자산의 위험이 크다고 생각하면 손실에 대비해 헤지에 나서거나 손실 가능성을 예상하지만, 투자자산의 위험도가 낮다고 생각하면 손실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행하면서 ‘연쇄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지되지 않은 위험이 문제라는 것이다.

채권 거래는 또 주식과 달리 거래소가 아닌 장외거래를 통해 통상 은행의 딜러들 사이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은 딜러들이 채권이나 신용상품을 보유하는 데 쓸 수 자본의 한도를 급격하게 줄였고 이는 채권 매입이 가능한 자금이 훨씬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반면에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채권발행은 증가했다.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자금 마련을 위해 채권을 발행을 늘린 것이다.

결국,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해 채권을 팔려는 사람은 많지만 사려는 사람이 많지 않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FT는 지적했다.

이렇게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경색되면 주가도 폭락을 피할 수 없다.

물론, 금리 인상으로 ‘안전자산’인 국채에 자금이 몰리면 가격 하락 압박은 줄어들 수 있다.

FT는 그러나 사실상 채권가격이 얼마나 크게 떨어질지는 금리 인상 후에만 확인할 수 있다면서 시장이 직면할 ‘최악의 시나리오’는 헤아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 1994년에는 미국이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대학살(Bloodbath)’이라고 불릴 만큼 채권가격이 폭락을 거듭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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