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추정 트위터 계정에 얼굴 가린 남성 사진 등장
탈옥한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아들로 추정되는 트위터 사용자가 구스만처럼 보이는 남자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고 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이 사진 밑에는 트윗을 올린 장소가 기록돼 있어 아들이 실수로 도피 장소를 유출한 것인지, 아니면 수사당국을 교란시키려는 의도로 거짓 정보를 흘린 것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CNN은 구스만의 아들 알프레도(29)의 소유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에 지난 1일 아버지 구스만과 닮은 인물이 찍힌 사진이 등장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사진에는 모두 세 사람의 남성이 테이블을 가운데에 두고 앉아있는데 중앙에는 알프레도로 추정되는 인물이, 그의 오른편(사진상 왼쪽)에는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콧수염을 기른 다소 통통한 체격의 남성이 위치했다.
가운데 인물은 선글라스를 썼고, 양옆에 있는 남성들도 모두 이모티콘으로 얼굴 윗부분이 가려져 신원이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다.
이 이용자는 그러나 해당 사진과 함께 스페인어로 “여기는 만족스럽다. 내가 누구와 함께 있는지 알겠지”라는 글을 올려 자신이 아버지인 구스만과 함께 있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 트윗은 ‘코스타리카’에서 올렸다고 기록돼 있었다.
CNN은 ‘알프레도’라는 이용자가 일부러 지명을 남겼는지 아니면 실수인지 불분명하다며 ‘코스타리카’가 국가를 뜻하는지 아니면 멕시코 시날로아 주(州)에 있는 작은 마을의 이름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날로아는 구스만이 태어난 곳이자 그가 이끄는 마약조직의 이름이다.
멕시코 검찰은 “문제의 사진이 올라온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타리카 사법수사국은 CNN에 “우리도 그 사진이 올라온 사실을 알고 있으나 트윗을 올린 장소로 표시된 ‘코스타리카’는 우리나라가 아니라 멕시코의 마을로 보인다”며 “현재 코스타리카에서는 구스만 관련 수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15만명 넘는 팔로어를 거느린 ‘알프레도’의 계정에 이 사진이 올라오자 네티즌들은 “이들이 부패한 정부보다 낫다”, “나의 영웅, 조심하세요”라는 찬사부터 “너뿐만 아니라 타락한 너의 아버지까지 잡힐 것”이라는 경고까지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고 CNN은 덧붙였다.
마약조직 ‘시날로아’의 두목인 구스만은 멕시코시티 인근 연방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이던 지난 7월 땅굴을 파고 탈옥한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멕시코 정부는 그에 대해 6천만 페소(약 43억3천만원), 미국 정부는 500만 달러(60억원)의 현상금을 각각 내걸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