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틸러스연구소 “한국 핵무장·핵 재배치? 답은 ‘네버’”

노틸러스연구소 “한국 핵무장·핵 재배치? 답은 ‘네버’”

입력 2014-07-29 00:00
수정 2014-07-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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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미국 핵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해야 한다는 일각의 생각은 실현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보고서를 미국 싱크탱크가 내놨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있는 노틸러스 안보·지속가능성 연구소는 28일(현지시간) 피터 헤이즈 소장과 문정인 연세대 교수가 쓴 ‘한국, 핵무장 해야 하는가?’(Should South Korea Go Nuclear?)라는 글에서 이런 주장을 소개했다.

이 글은 동아시아재단이 발간하는 ‘동아시아재단 정책논쟁’ 제7호에도 실렸다.

필자들은 이 글에서 “한국이 자체적인 핵개발에 나섬으로써 핵무기를 보유한다거나 미국의 핵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하자는 생각은 타당치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의 핵무기 보유나 미국 핵무기의 한국 재배치는 북한의 선제 핵 공격에 대한 미국의 보복 대응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미국이 한국에 제공 중인 재래식 전력에 의한 핵 확장 억지력의 견고함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필자들의 분석이다.

이들은 “한국이 북한의 핵 도발에 맞대응함으로써 (자체 핵무기 개발에 나설 경우) 감내해야 할 중대한 국익 손실은 기대 이익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력 에너지 안보 상실, 무역·금융·투자 시장 등에 대한 접근 제한 조치, 한국 외교력 상의 복구 불가능한 타격, 잠재적인 한미 동맹 파기, 한국에 대한 기존 핵보유국들의 핵무기 공격 가능성 등이 모두 예상할 수 있는 결과라는 것이다.

이럴 경우 특히 불안정하고 영구적인 남북간 핵 대치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필자들은 전망했다.

이들은 정치, 법, 제도적 제약과 신뢰성의 한계로 한국의 핵 보유는 그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설령 이것이 실행되더라도 군사적인 결과 또한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남북한과 같이 적대적인 국가들이 한반도라는 좁은 땅덩어리에서 핵무장을 할 경우 상호 억제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며,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지난 60년간 목격했던 것보다 훨씬 경직되고 치열한 심리전이 남북간에 초래될 것이라고 이들은 분석했다.

한국군의 공격 전력이 거의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데, 핵무장은 오히려 기존의 재래식 전력으로 구축된 전쟁억지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독자적 핵무장을 한 한국에서 미군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은 그 어떤 미군 통수권자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필자들은 이어 “엄밀히 따져 보면 미국의 전술핵무기 재배치는 한국의 독자 핵개발만큼이나 허황된 이야기”라며 군사적 관점에서 유용성도 매우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정은이 보유하고 있는 핵전력으로는 재래식 전력이 유지하고 있는 것 이상의 억지력을 제공하기 힘들다”며 “미국 핵무기의 재배치는 오히려 북한 지도부의 군사적 모험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필자들은 “북한은 전쟁의 ‘억지’(deterrence)를 위해서가 아니라 한·미 양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관철하려는 ‘강요’(compellence) 목적의 핵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이 이에 대해 핵으로 대응하는 것은 한미동맹과 대립하는 결과를 가져 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에게 있어서 최선의 군사적 선택은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동맹국 미국과 함께 재래식 전력을 확보하고 지역 내 국가들과 군사적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필자들은 이런 비핵 군사태세는 6자회담 등 외교적 노력과 병행돼야 하며, 동시에 한국은 대북 포용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며 한국의 ‘전략적 인내’를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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