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승’ 애플, 삼성 올가미 죈다?…해외 전문가 시각

‘2연승’ 애플, 삼성 올가미 죈다?…해외 전문가 시각

입력 2013-08-10 00:00
수정 2013-08-1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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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유리해 보이지만 “잽 수준, 문제미룰뿐” 관측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9일(현지시간) 내린 삼성전자 제품의 수입금지 결정은 애플이 삼성과의 특허전쟁에서 일단 또 한 번의 ‘승리’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미국 언론 및 정보기술(IT)·지적재산권 전문가들은 이같이 진단하면서도 이번 결정이 양사의 특허권 협상과 다른 업체들과의 특허분쟁 판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을 내놨다.

독일의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플로리안 뮐러는 “애플이 또 한 번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며 “(삼성을 향한) 올가미가 죄어들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에 말했다.

그는 이번에 침해로 결론이 난 이른바 ‘스티브 잡스 특허’(휴리스틱 터치스크린특허)에 주목하며 “특히나 이 특허가 애플에는 매우 근본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뮐러는 자신이 운영하는 특허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에서도 “분쟁이 앞으로 1년에서 수년간 계속될 수 있지만, 삼성이 애플 측 조건으로 합의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확실히 커졌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IT전문매체 엔가젯은 “이번에 문제가 된 기기는 구형 모델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느끼는 영향은 별로 크지 않다”고 평가하면서도 “애플 법무팀은 이번 승리로 훨씬 즐거운 주말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애플의 분위기를 은유했다.

이번 판정이 삼성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과의 특허 분쟁에서도 애플에 이득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캐롤리나 밀라네시 분석가는 이번 ITC와 관련한 애플의 두 번째 승리는 “다른 회사들과의 특허분쟁에서도 애플이 확실히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다는 뜻”이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앞서 삼성-애플간 분쟁과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애플의 아이폰4와 아이패드2에 대한 ITC의 수입금지 최종판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애플의 첫 번째 승리로 간주한 것이다.

그는 “애플은 이번 일을 ‘삼성도 안 되는 일이 당신네한테는 어떻게 되겠냐’며 (다른 회사들에) 경고할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며 “일종의 심리게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체 싸움의 판도를 봤을 때 이번 판정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지만, 지금의 장군멍군 식 법정 다툼을 협상 타결로 이끌 지렛대는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LA) 소재 법률회사 미첼 실버버그&크넙의 무역분쟁 전문가인 수전 콘 로스 변호사는 “복싱 경기에 비유하자면 KO펀치가 아니라 잘 겨냥해 날린 ‘잽’이라 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말했다.

미국 IT업계 단체인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의 브라이언 카힌 선임연구원도 “전쟁의 전 과정을 통틀어 문제를 미루기만 하는 깡통 차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양사 간에 해결을 위한) 결정적인 시도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애플은 안드로이드폰을 시장에서 밀어내는 데 주로 관심이 있지만, 그다지 잘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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