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 2인자 자리 올라
인도의 정치 명문 ‘네루-간디’ 가문의 4대 자손인 라훌 간디(42)가 집권당인 국민회의당(INC)의 2인자 자리에 오르면서 차기 총리직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훌은 2014년 예정된 총선에서 총리 후보로 나설 전망이다.

자나르단 뒤베디 INC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라훌이 전날 부총재직에 임명돼 어머니이자 총재인 소냐 간디에 이어 당을 이끌게 됐다고 밝혔다.
라훌은 1947년 인도 독립 후 초대 총리를 지낸 증조 할아버지 자와할랄 네루와 할머니 인디라 간디 전 총리, 아버지 라지브 간디 전 총리의 뒤를 이어 네루-간디 가문의 4번째 총리감으로 거론돼왔다. 인디라의 성이 네루에서 간디로 바뀐 것은 남편 페로즈 간디의 성을 따랐기 때문이다. 페로즈 간디는 마하트마 간디와 성만 같을 뿐 혈연관계는 없다.
할머니와 아버지가 총리 재임 중 암살당한 경험 때문에 어릴 때부터 테러위협을 피해 미국에서 숨어지낸 라훌은 대학 졸업 후 런던과 뭄바이 등에서 회사를 경영하다 2004년 어머니의 지역구를 이어받아 국회의원으로 처음 정치에 입문했다. 2004년 총선에서 승리한 소냐 간디는 정치인 대신 관료 출신인 만모한 싱 현 총리를 발탁, 아들 라훌이 총리직을 맡을 때까지 섭정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훌은 2009년 총선에서 당의 승리를 이끌어내며 정치적 자질을 인정받았으나 내각 경험이 전혀 없어 야당 등에서는 총리감으로 부적절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2013-01-22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