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라타는 리비아의 스탈린그라드”

“미스라타는 리비아의 스탈린그라드”

입력 2011-04-18 00:00
수정 2011-04-18 00:2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서방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한달 가까이 리비아 공습을 감행하고 있는데도 카다피군의 기세가 꺾이기는커녕 카다피군의 탱크와 로켓 공격에 여전히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당하고 있다. 왜 그럴까.

영국의 더 타임스는 17일 정통한 정보 소식통을 인용, 리비아의 대형 지하 터널을 주목했다. 카다피군이 탱크와 무장 장갑차, 스커드 미사일 발사기 등을 지하 깊숙한 터널에 숨기고 있기 때문에 나토 공습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너비가 4.6m에 가까운 이 터널은 남부 리비아의 지하수를 북부 리비아의 각 도시로 나르는 역할을 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거대한 인조 강’으로도 불린다. 터널 입구는 차량 추격 장면을 촬영하곤 하는 미 로스앤젤레스의 빗물 배수관만큼 크기 때문에 웬만한 군사무기는 수시로 이 지하 터널을 드나들 수 있다고 더 타임스는 보도했다.

이처럼 나토 공습의 사각지대에 놓인 카다피군의 탱크와 미사일은 현재 서부의 요충지인 미스라타를 탈환하기 위한 공세에 집중 동원되고 있다. 미스라타는 카다피가 머물고 있는 수도 트리폴리에서 불과 240㎞ 떨어진 곳으로, 서부 지역에서는 거의 유일한 반군 장악 지역이다. 카다피가 미스라타 탈환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반군의 저항도 격렬하다. 카다피군의 공세에 겁 먹고 퇴각한 다른 지역 반군과는 달리 미스라타의 반군은 강인하고 쉽게 굴복하지 않으며, 조직화되어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신문은 이 같은 이유로 미스라타가 리비아의 스탈린그라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의 스탈린그라드에서 벌어진 소련군과 독일군의 치열한 전투를 빗댄 것이다. 당시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독일군의 패배로 전황을 반전시킨 결정적 계기가 됐다.

미스라타의 새벽은 카다피군의 미사일 세례와 이에 따른 폭발음으로 시작되면서 무고한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희생시키고 있다. 지난 48시간 동안에만 200차례 이상의 공격으로 40명이 죽고 105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리비아에 지상군 투입 계획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11-04-18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