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영유아 67명, 이틀 만에 엄마 품

고립 영유아 67명, 이틀 만에 엄마 품

입력 2011-03-14 00:00
수정 2011-03-1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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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 헬기, 공민관서 구출해 부모에게 보내

대지진의 와중에서 피난처에서 고립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보육원 영유아(0~5세) 67명이 이틀 만에 보호자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마이니치(每日) 신문 보도에 따르면 13일 미야기현 기센누마(氣仙沼) 시에서 자위대는 마을회관인 공민관에서 이틀 밤을 보낸 시립 이케이시마(一景島)보육원 영유아 67명을 헬기로 구출해 부모들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한 보육사에 따르면 지진 직후 쓰나미가 몰려오는 것을 보고 근처 주민 300여명과 함께 3층 건물인 공민관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2층까지 물이 찼다. 아이들을 다시 옥상으로 올려보냈다. 목조 주택들과 차들이 ‘쿵쿵’ 소리를 내면서 떠내려갔다.

한 보육사는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아이들에게 보이기에는 너무 참혹하다는 생각에 모두 눈을 감도록 했다”고 말했다.

11일 밤 주변은 불바다로 변했다. 호흡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검은 연기와 기름 냄새가 났다. 게다가 눈도 내렸다. 찢은 커튼을 뒤집어쓰고 버텼다.

영유아들은 “엄마가 보고 싶다”고 울며 보챘으나 보육사들은 “내일에는 틀림없이 만날 수 있다”며 일부러 밝은 표정을 지으며 겨우겨우 위기를 넘겼다.

사사키 미오(5)양은 우여곡절 끝에 엄마(33.중학교 교사)를 만났다. 엄마가 눈물을 지으며 말을 걸었으나 미오 양은 불안한 표정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슴에 파고들어서는 한동안 미동도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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