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서 실업자 분신자살… ‘제2 튀니지’ 되나

알제리서 실업자 분신자살… ‘제2 튀니지’ 되나

입력 2011-01-18 00:00
수정 2011-01-1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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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재스민 혁명’을 촉발한 실업자의 분신 자살 시도가 알제리에서 반복되고 있다. 높은 청년 실업률과 물가, 여기에 독재 정권 등 튀니지와 많은 공통 분모를 갖고 있는 알제리가 아랍권의 또 다른 혁명 국가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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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현지시간)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한 제과점 앞에 빵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아우성을 치자 제과점 주인(가운데)이 나와 빵이 동났다고 설명하고 있다. 제인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의 망명 후에도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튀니지에서는 빵과 우유 등 식료품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대다수 상점이 휴업 상태다. 튀니스 AP 특약
지난 16일(현지시간)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한 제과점 앞에 빵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아우성을 치자 제과점 주인(가운데)이 나와 빵이 동났다고 설명하고 있다. 제인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의 망명 후에도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튀니지에서는 빵과 우유 등 식료품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대다수 상점이 휴업 상태다.
튀니스 AP 특약


알제리 북동부 테베사 주의 작은 마을 부카드라에 사는 모셍 부테르피프(37)는 튀니지 혁명 다음 날인 15일 일자리와 주택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시장에게 면담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시청 앞에서 분신해 다음 날 숨졌다. 부테르피프의 가족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을 경멸한 시장을 비난하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사망 사실이 알려지자 이 지역 청년 100여명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튀니지에서 26세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가 노점 단속으로 유일한 생계 수단을 잃고 분신 자살한 이후 알제리에서는 이와 비슷한 시도가 4차례 있었다. 하지만 분신 시도로 목숨을 잃은 것은 부테르피프가 처음이다.

알제리와 튀니지는 여러모로 닮은꼴이다. 최근 밀가루, 설탕 등 식료품 가격이 두배 이상 치솟고 실업률이 수개월간 상승세를 보이면서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공식 실업률은 10%이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 25%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5세 미만 청년의 비율은 튀니지의 60%보다 높은 75%에 이른다. 압델 부테플리카 대통령 역시 다른 아랍 국가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장기 독재 중이다. 1999년 군부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 자리에 오른 이후 2004년과 2009년 부정 선거 의혹 속에 잇따라 집권에 성공했다. 2009년 세계은행 발표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029달러로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주는 다른 아랍권 독재국가와 달리 경제적으로도 어렵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11-01-1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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