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는 위안화 절상시기

무르익는 위안화 절상시기

입력 2010-06-12 00:00
수정 2010-06-12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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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기과열 조짐…美 압박 재개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위한 조건들이 무르익어 간다. 밖으로는 미국이 다시 채찍을 들었고, 안으로는 수출이 늘고 물가가 오르면서 경기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위안화 절상이 중국 경제의 약이 되는 상황이 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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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중국의 위안화 환율 통제로 생겨난 시장 왜곡이 국경을 넘어 세계경제 균형의 장애가 되고 있다.”면서 “중국 환율제도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압박을 가하겠다.”고 공언했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가이트너 장관은 이날 연방상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중국이 위안화를 미 달러화에 인위적으로 묶어 놓음으로써 아시아 여타 국가들도 외환시장에 개입하게 만들었고, 이로 말미암아 아시아 국가들의 시장개입 정도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기록적인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는 올 4월로 예상됐던 환율정책보고서 발표와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보류하고, 중국과의 조용한 물밑 대화를 통한 위안화의 점진적인 절상을 유도하는 데 역점을 둬 왔다. 그런 미국이 태도를 바꾼 것은 4월 이후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적자가 급증한 데다 중간선거를 의식한 워싱턴 정가의 압박이 거세진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169억달러이던 대중 무역적자는 4월 들어 193억달러로 급증했다.

적자가 늘어난 미국으로선 중국을 더 닦달해야 할 처지고 중국 당국은 경기 과열로 기운 경제에 긴축 처방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여기에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워싱턴 정객들이 중국 때리기를 표심 확보에 이용하면서 위안화 절상이 다시 쟁점이 된 것이다. 민주당 중진 찰스 슈머 상원의원 등은 이날 앞으로 2주 내에 중국이 어떤 조치를 보이지 않을 경우 중국을 겨냥한 환율보복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박래정 LG경제정책연구원 수석 연구원은 “위안화 절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연 7~8% 정도의 절상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시점은 그리스 경제위기 등이 정리되고, 금리 인상 등 중국내 과열경기를 식히기 위한 처방들이 내려진 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2010-06-1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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