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오월의 장미/이동구 에디터

[길섶에서] 오월의 장미/이동구 에디터

이동구 기자
입력 2022-05-25 20:34
수정 2022-05-26 03:3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길섶에서
길섶에서
장미를 ‘순수한 모순의 꽃’이라고 한다. 평생 아름다운 여인을 좇으며 시와 사랑을 갈구했던 릴케의 주장이다. 애정이 지나쳤던지 그는 장미 가시에 찔려 숨진 것으로 세상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오월이 깊어지면서 곳곳에서 펼쳐지는 장미축제 소식에 그의 이름이 떠올랐다.

서울 중랑천에는 제법 큰 장미공원이 꾸며져 있다. 형형색색의 장미가 군락을 이루며 오월을 계절의 여왕답게 빛내 주고 있다. 강둑에는 장미 덩굴로 된 긴 터널이 있는데, 주민들의 산책로로 더할 나위 없다.

따사로운 햇살을 한껏 머금은 오월의 장미는 눈부시다. 열정을 주체하지 못해 검붉게 변하는 꽃잎. 깊은 사연들을 간직하려는 듯 겹겹이 쌓은 속살은 은은한 향기도 품었다. 결코 싫증나지 않는 자태와 향기를 가졌지만 은밀히 감추고 있는 비수 같은 가시는 사람들의 불손한 손길을 쉽게 허락지 않는다. 아름다움과 위엄을 함께 간직한 모순의 꽃, 장미가 깊고 진한 삶과 사랑을 담았기에 더욱 아름답게 다가온다.



2022-05-26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