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새내기 사원/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새내기 사원/최광숙 논설위원

입력 2012-10-05 00:00
수정 2012-10-0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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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과금을 내러 은행에 갔다. 왠지 은행 창구 직원의 손놀림이 서툴러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몇 차례나 반복한 끝에 공과금의 총액을 내가 미리 계산해 간 금액과 맞췄다. 가만 보니 계산기 사용만 서투른 게 아니다. 공과금을 처리하는 절차 자체를 몰라 허둥지둥했다.

급기야 옆 창구의 선배 여직원이 등장해 친절하게 그의 일을 도왔다. 그 여직원의 ‘지원 사격’ 덕분에 그나마 일이 수월하게 끝났다. 그러고 보니 그의 창구 앞에 ‘새내기 신입직원입니다.’라고 적힌 작은 메모가 눈에 들어왔다. 엄마 닭의 뒤를 졸졸 따르는 노란 병아리가 그려진 그림에는 ‘열심히 배워 더욱 큰 서비스로 모시겠다.’는 굳은 다짐도 적혀 있다.

작고 귀여운 그 병아리 그림을 보는 순간, 일처리가 늦어져 슬슬 나려던 짜증이 눈 녹듯 사라졌다. “그래, 나도 일을 잘 못해 선배들을 피곤하게 했던 새내기 기자 시절이 있었지.” 싶었다. 더구나 그는 취직하기 어려운 요즘 은행이라는 좋은 직장에 자리 잡은 능력있는 청년일 것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2-10-0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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