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교통사고/박홍기 논설위원

[길섶에서] 교통사고/박홍기 논설위원

입력 2011-03-14 00:00
수정 2011-03-14 00:5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며칠 전 일이다. 초등학교 6학년 딸이 엉엉 울면서 “엄마, 나 교통사고 당했어.”라며 전화를 했단다. 깜짝 놀란 아내가 “괜찮냐.”며 묻자 “몰라. 아파.”라고만 했다. 곧 이어 가해 운전자가 “병원으로 데려갈 테니, 그리로 오세요.”라고 전화했다.

학교 앞 횡단보도를 거의 다 건넜을 때 우회전하던 승용차에 받쳤단다. 그것도 초록 신호등에서. 운전자는 “급히 코너를 돌다가 그만…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 다행히도 상처는 크지 않았다. 겉보기엔 팔과 허벅지, 얼굴에 긁힌 자국뿐이었다. 정밀 검사에서도 타박상 이외에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지켰는 데도 사고를 당한 딸의 충격은 컸던 것 같다. “사고란 내가 잘못하지 않아도 찾아오기도 한단다.”라는 위로도 겸연쩍기만 했다. 운전자는 보험처리 뒤 연락이 없다. 야속했다. 하지만 “그 아저씨, 많이 잘못했다고 했어.”라며 팔걸이를 한 채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딸이 대견하다. 그래, “다행 중에서도 천만다행”이라며 위안을 삼을 수밖에.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2011-03-14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