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광고 엿보기] 독립운동 자금으로 쓰인 ‘활명수’/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독립운동 자금으로 쓰인 ‘활명수’/손성진 논설고문

손성진 기자
입력 2020-04-05 17:20
수정 2020-04-06 03:5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매일신보 1912년 1월 1일자에 실린 동화약방의 신년 축하광고.
매일신보 1912년 1월 1일자에 실린 동화약방의 신년 축하광고.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로 즉위한 1897년 궁중 선전관 민병호가 궁중 비방에 서양의학을 접목해 부채표 ‘활명수’를 제조했다. 국내 최초의 양약(洋藥)이자 한·양방을 합한 퓨전 신약이었다. 같은 해 민병호의 아들 민강은 동화약방을 차려 활명수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활명수는 ‘목숨을 살리는 신통한 물’이라는 뜻으로 국내 최초의 상표이며 최장수 의약품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구한말에 화평당이나 제생당은 전통적인 제조법으로 약을 제조하던 약방으로서 큰 광고주였고 동화약방도 대한매일신보에 부채표를 로고로 내세워 광고를 해 왔다.

동화약방은 경술국치 이후 대한매일신보가 매일신보로 바뀐 뒤 1912년 1월 1일자에 신년 축하 전면광고를 게재했다. 매일신보는 이날 녹색과 붉은색을 섞은 컬러로 평소 지면의 네 배인 16면을 발행했는데 이 광고는 8면에 실렸다. 이날 광고는 대부분 ‘恭賀新年’(공하신년), ‘謹賀新年’(근하신년)의 제목을 써 넣은 새해 축하광고였다. 매일신보가 총독부 기관지라는 이유 때문에 민족기업인 동화약방이 일제에 협력했다고 할 수는 없다. 광고는 광고일 뿐이다. 더욱이 당시에는 기업이 광고할 매체가 매일신보밖에 없었다.

오히려 동화약방은 독립운동에 앞장선 기업이었다. 초대 사장 민강은 일찍이 독립운동에 참여하고 있었고 항일 비밀결사인 대동단 사건에도 관여했다. 이 사건은 고종의 아들인 의친왕 이강을 임시정부가 있던 중국 상하이로 망명시키려다 발각된 사건이다. 동화약방은 서울 중구 순화동에서 출범했는데 민강은 동화약방을 임시정부의 서울 연락거점인 서울연통부로 이용했다. 순화동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서울연통부지’라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표지석에는 서울연통부가 서울시청의 역할을 하며 임정의 활동을 국민에게 알리고 국내 정보를 임정에 보고하는 한편 군자금을 모금하는 활동을 했다고 씌어 있다. 민강은 활명수를 판매한 돈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제공했고 두 차례 옥고를 치렀다. 독립운동가들은 돈 대신 활명수를 중국에 가져가서 팔아 자금을 마련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활명수 한 병 값은 약 50전으로 설렁탕 두 그릇과 가격이 비슷할 만큼 비쌌다.

1923년 감옥에서 순국한 민강은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동화약방의 독립운동 참여는 민강에서 중단되지 않았고 유지를 받들어 동화약방의 역대 사장이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까스활명수’의 아버지 윤광렬 동화약품 명예회장은 광복군 5중대장 출신이다. 1936년 독일 베를린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가 금메달을 따자 동화약방은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광고를 신문에 내기도 했다.

sonsj@seoul.co.kr

김용일 서울시의원, 서대문구 다목적체육시설 개관식 참석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서 의정활동하고 있는 김용일 의원(서대문구 제4선거구,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명지대학교 MCC관에서 열린 ‘서대문구 다목적체육시설 개관식’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축하공연에 이어 이미정 문화체육과장의 다목적체육시설 조성 공사 추진경과 보고가 있었다. 해당 시설은 명지대학교 MCC관 1층 유휴공간 918㎡를 서대문구 주민을 위해 무상으로 받아 조성된 공간이다. 이 사업은 관내 체육시설 부족과 지역의 오랜 체육 수요를 실질적이고 효율적으로 해소하고자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주요 경과를 살펴보면 2024년 10월 서대문구와 명지대학교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2024년 12월 시설 조성을 위한 재원 15억원을 구비로 편성하며 공식 착수했다. 이후 2025년 3월 설계 완료 후, 7월에 착공해 5개월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거쳤다. 최종적으로 연면적 918㎡에 다목적체육관 1개소와 스크린파크골프장 1개소를 조성했으며, 탈의실 등 편의시설도 함께 설치해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조성된 시설은 주민들의 다양한 생활체육 수요를 충족시키도록 구성되었다. 다목적체육관에서는 농구, 배드민턴, 탁구, 피클볼 등 다양한 종목을 즐길
thumbnail - 김용일 서울시의원, 서대문구 다목적체육시설 개관식 참석

2020-04-06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