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리아 세일 페스타’, 1년 만에 흐지부지되나

[사설] ‘코리아 세일 페스타’, 1년 만에 흐지부지되나

입력 2017-09-27 23:50
수정 2017-09-28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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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국내 최대 쇼핑관광축제인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다음달 31일까지 34일 동안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인데, 홍보가 제대로 안 된 탓인지 열린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국내 소비를 진작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마련한 행사인데 1년 만에 축제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김이 빠졌다. 그사이 새 정부가 출범하고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급감한 데다 열흘간의 추석 연휴로 최대 195만명이 외국으로 나갈 것으로 예상돼 과연 얼마나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될지 불투명하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해 온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해 온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합쳐 지난해 처음 열렸다. 산자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에 유통업체의 매출은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특히 유커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면세점 매출이 36.6%나 늘었었다.

정부는 올해부터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을 9월 마지막 주 목요일부터 10월 31일까지로 정례화했다. 올해 참여 업체도 지난해와 비슷한 300여개 업체에 이르고, 전통시장도 405개에서 500개 이상으로 참여 범위가 확대됐다고 밝혔지만 실속 있는 매출 증가로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 면세점들이 참여에만 의미를 둔다거나, 아직 할인 상품을 정하지 않은 업체도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막판까지 고민하던 현대차와 기아차도 어제서야 뒤늦게 참여를 결정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1년 만에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북핵 위기와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유커 급감에 기인한다. 여기에다 전 정부가 만들어 놓은 대형 행사에 대한 현 정부의 어정쩡한 태도도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전 정부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챙겨 산업부가 한 달 전부터 보도자료를 열 번이나 냈지만 올해는 다섯 번뿐이었다고 한다.

문화·관광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고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이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 평창동계올림픽과 연계해 대대적으로 홍보해도 부족할 판에 전 정부의 ‘사업’이라고 방치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차제에 행사를 민간 주도로 바꾸고 제조업체들의 참여와 직거래 채널을 늘리는 등 미흡한 점을 보완해 ‘알짜 쇼핑’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관광 코리아’, ‘쇼핑 코리아’는 보수정권만의 캐치프레이즈가 아니다.

2017-09-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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