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백신이거나, 바이러스이거나/진경호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백신이거나, 바이러스이거나/진경호 정치부장

입력 2011-09-06 00:00
수정 2011-09-06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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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 논설위원
진경호 논설위원
오늘, 안철수로 꽉 찼다. 신문도, TV도, 안방도, 여의도 정가도…. 매일 ‘정치’를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뉴스’를 뽑아내 팔아먹는 처지로는, 그래 보인다. 한달 전, 서울시장 오세훈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시민들에게 떡하니 던질 때만 해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철수라는 이름 석자, 결코 떠올리지 못했다. 정치적 상상력의 궁핍을 책망하다가도 어설픈 예측은 눈꼽만큼도 허락지 않는 변화무쌍의 정치현실을 탓하게 된다.

안철수, 정말 홀연히 나타났다. 여의도에 주판알 튕기는 소리가 요란해지는가 싶더니 답안지도 후다닥 나왔다. ‘민주당-안철수<한나라당’ (안철수 출마로 야권표 분산, 한나라당 승리) 뭐 이런 계산법도 있고 ‘한나라당+민주당<안철수’(안철수 서울시장 당선), ‘안철수-한나라당<민주당’(야권표 결집으로 민주당 승리) 같은 답지도 나왔다.

정답? 누가 알겠나. 그의 출마도 짐작 못한 세상인데. 아무튼 이런 답지들을 죄다 펼쳐놓고는, 세상은 다시 묻는다. “그런데 안철수는 백신이야, 바이러스야?”

지난 2일 안 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가 처음 터져 나온 뒤로 트위터엔 그의 ‘정체’를 뜯어 올린 편린의 제보(?)들로 넘쳐났다. ‘안철수는 현 정권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이고,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입니다.’ 이 글 뒤에는 ‘안철수씨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윤여준의 경력:전두환의 공보비서관(1984), 노태우의 정무비서관(1988), 김영삼의 공보수석(1994),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2003), 박근혜 대표시절 한나라당 선대위 부본부장(2004)’이라는 글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한마디로 안철수는 한나라당의 X맨이라는 얘기다. 사실상 여권 사람인데, 덧씌워진 신선한 이미지로 젊은 층 표를 갉아먹어 민주당을 패배로 이끌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런 글을 쓰고 퍼나르는 사람들에게 안철수는 곧 바이러스다.

맞은편 글도 있다. ‘…자기 신념대로 건강하게 살아온 그분의 순수한 진심을 존중해 주고 싶다’(anescho) ‘특정인이 배후라는 마타도어도 마찬가지고요. 안 선생님을 몰라도 너무 모르시는 거죠.’ 썩은 정치를 바꿀 백신으로 보는 안철수 응원가다. 이런 주장들 사이로 어중간한 호소문도 적지 않다. ‘안철수 원장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보다 큰 대의인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에 타격을 안겨줄 서울시장 출마는 자제해야 한다.’

죄다 이기고 지는 계산들뿐이다. 내편이냐, 네편이냐, 이것이 문제로다 식이다. 진심이 뭐든 본인은 지지율 따윈 관심 없다는데 안철수를 제외한 나머지에겐 몽땅 당선 가능성만이 지고지선의 캐넌(canon)이 됐다.

우리 정치, 여기까지다. 깃발을 드는 순간, 정치에 발을 내딛는 순간 ‘안철수’는 사라진다. 대신 안철수의 표만 남는다. 그가 왜 출마하려 하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동안 우리가 너무 하드웨어에만 치중해 왔는데, 이제 소프트웨어에 힘써야 한다.’는 그의 말은 안중에 없다. 미래학자 마티아스 호르크스는 미래의 ‘신정치인’(new politician)을 말하면서 ‘이념의 전선에서 후퇴한 영웅’이라고 했지만 그런 거창한 담론 따윈 안중에 없다. 그들과의 싸움에 ‘안철수’라는 변수가 유리하냐, 불리하냐 이것만 따진다.

이런 세상을 모르고 나왔다면, 안철수는 그냥 들어가는 게 본인에게 좋다. 반대로 본인 말처럼 ‘언론에 23년째 노출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안 망가졌을’ 정도로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정치인 안철수를 디자인해 왔다면, ‘안철수 정치’ 한번 내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출마는 그의 자유고, 선택은 나의 자유니까.

문제는 따로 있다. 우리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왜 치르는지, 우리는 벌써 잊었다는 거다. 그러고는 다시 선거 때 줄 세울 머릿수만 세고 있다는 거다. 복기한다. 아이들 밥그릇 앞에서 이념을 내세워 벌인 정쟁이 만든 선거판이다.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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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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