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비혼 권하는 사회/박상숙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비혼 권하는 사회/박상숙 산업부 차장

입력 2011-06-21 00:00
수정 2011-06-21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박상숙 문화부장
박상숙 문화부장
싱글인 30대 여자 후배 몇 명과 만났다. 얼마 전까지 결혼과 연애가 최대 관심사였는데 다들 시큰둥하다. “연애건 뭐건 다 피곤하고 이제 그냥 ‘나만의 방’에서 쉬고 싶을 뿐”이라며 서로 맞장구를 쳤다. 지금 직장생활만으로도 충분히 힘든데 결혼까지 해서 남편, 아이, 시댁식구를 챙길 자신도, 힘도 없다는 게 이들의 푸념이었다.

결혼 기피는 그녀들만의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최근 통계는 우리나라의 결혼 기피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나흘 전 발표된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서울 시민 가운데 30대 이상 미혼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30대 미혼 인구는 65만 6814명으로 2000년에 비해 96.5%나 급증했다. 지난해 발표된 인구센서스도 30대 초반 여성의 미혼율이 치솟았음을 나타냈다. 고학력·고임금의 이른바 ‘골드미스’라고 불리는 여성들의 미혼율은 무려 55.4%에 달했다.

결혼으로 안정적 삶을 누리겠다며 취직 대신 ‘취집‘을 선택하는 여성들도 있다지만 통계를 보면 일부에 국한된 경우인 듯하다. 그 모임에서 한 후배가 그랬다. 결혼과 동시에 일을 그만둘 생각도 없지만 맞선 때마다 노골적으로 맞벌이를 요구하는 남성들만 보면 정나미가 떨어진다고 말이다. 그녀는, 성경 속에서 아담은 선악과를 따먹은 죄에 대한 벌로 평생 노동의 수고를, 하와는 출산의 고통을 받았는데, 요즘 여성들은 이 두 가지 괴로움 속에서 신음하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무한경쟁 시대에 낭만적 연애는 신화가 된 지 오래다. 어릴 때부터 경쟁자만 있을 뿐 진심어린 친구 한 명 갖기 어려운 세대에게 관계와 소통은 힘든 감정노동과 다름없다. 사랑과 결혼은 엄청난 에너지뿐 아니라 돈이 드는 일이다. 때문에 굳이 없는 돈과 힘을 써가며 편치 않은 관계 속으로 뛰어들 필요가 있을까 싶어진다.

게다가 비정상적인 집값과 사교육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대학등록금 문제를 보면서 결혼해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겠다는 꿈은 ‘사치’가 됐다. 한창 팔팔하게 사랑을 위해 뛰어야 할 20대들조차 등록금을 위한 아르바이트로 허리가 휜다. 청춘을 저당 잡힌 20대를 보내고 30대에 접어들면 삶은 더욱 피곤해질 뿐이다. 가까스로 구한 직장에서 마주하는 건 또 다른 경쟁이다. 적당한 자극은 사람을 발전시키지만 과하면 무기력하게 만든다. 스스로를 세울 힘도 없는데 남까지 챙겨줄 여유가 어디서 나겠는가.

돈도, 여유도, 마땅한 상대도 없는 3무(無) 때문에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비혼(非婚) 세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저출산은 필연적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인구 감소는 사회와 경제가 활력을 잃고 국가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암울한 전조다. 이런데도 무상급식이나 반값 등록금 등 출산·양육·교육 등과 관련한 정책 마련을 선심성, 시혜적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하다. 포퓰리즘은 경계해야 하지만 복지를 무조건 사치로 여기는 세력들이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잡혀서는 안 된다고 핏대를 세울 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

어디선가 접한 타이완 사상가 보양의 말이 떠오른다. “국민의 행복만큼 강한 것은 없다.” 강한 나라를 만들고 싶으면 먼저 국민을 행복하게, 살맛나게 만들라는 뜻이다. 정작 재생산을 책임진 세대들은 시드는데 장밋빛 미래와 국가경쟁력을 운운하는 건 허황되다.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은 짝짓기와 번식이 아니던가. 지금 현실에 발목 잡힌 인간들은 종족의 본성을 거부하고 있다. 마음 놓고 짝을 지어 2세를 낳을 수 있는 자연적 욕망을 몰수당한 세태가 서글프다.

일제강점기 작가 현진건의 소설 ‘술 권하는 사회’에서 매일 취중 귀가하는 남편이 “이 사회란 것이 술을 권한다오.”라고 하자 속상한 아내는 힘없이 대꾸한다.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

이 몹쓸 사회는, 요즘 비혼을 권하고 있다.

이새날 서울시의원 “강남구 언주로, 걷기 편하고 안전한 거리로 재탄생”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이새날 의원(국민의힘·강남1)은 27일 강남구 언주로(성수대교 남단 교차로~도산공원 교차로) 일대의 보도정비 공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시민들에게 더욱 안전하고 쾌적한 보행 환경을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정비된 구간은 성수대교 남단 교차로에서 도산공원 교차로에 이르는 언주로 일대로, 유동 인구가 많고 차량 통행이 빈번해 보행 안전 확보와 도시 미관 개선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곳이다. 지난 2025년 9월부터 12월까지 약 3개월간 대대적인 정비 공사를 진행하였으며 ▲노후 보도블록 포장(21.81a) ▲경계석 설치(1,651m) ▲측구 설치(439m) 등 훼손되거나 요철이 심해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던 구간을 말끔히 정비했다. 특히 이번 정비를 통해 휠체어 이용자나 유모차 등 보행 약자들도 불편 없이 다닐 수 있는 평탄하고 안전한 보행로가 조성됐다. 이 의원은 “이번 언주로 보도정비 공사 완료로 인근 주민들과 직장인들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쾌적한 거리가 조성돼 기쁘다. 공사 기간 동안 불편을 감내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강남구 곳곳의 노후화된 기반 시설을 꼼꼼히 살피고,
thumbnail - 이새날 서울시의원 “강남구 언주로, 걷기 편하고 안전한 거리로 재탄생”

alex@seoul.co.kr
2011-06-21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