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빛 발견] 말뜻 풀이/이경우 어문부장

[말빛 발견] 말뜻 풀이/이경우 어문부장

이경우 기자
입력 2019-05-08 22:54
수정 2019-05-09 10:2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10만여원.” “10여만원.”

‘-여’는 ‘그 수를 넘음’의 뜻을 더한다. ‘-여’가 한쪽은 ‘만’ 뒤에, 다른 쪽은 ‘만’ 앞쪽에 붙었다. ‘10만여’와 ‘10여만’의 차이는 쉽게 구별되지 않는다. 구별해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개 각자가 편한 형태를 선택해 사용한다.

그런데 구별해 써야 할까? 다른 의미로 알고 쓰는 사람들도 있을까? 일부에선 구별하고 싶어 한다. 그러다 이런 정도의 ‘답’을 찾았다. 다음처럼 받아들이려고 한다.

‘10만여원’은 ‘10만 1원’부터 ‘10만 9999원’까지를 포함한다. ‘만’ 앞의 수를 바꾸어서는 안 된다. 그러니까 논리적으로 ‘10만여원’은 ‘10만 1원 이상, 11만원 미만’이다. ‘10여만원’은 ‘11만원’부터 ‘19만원’까지를 포함한다. ‘만’ 단위에서 ‘10’을 넘되 ‘10’ 앞의 수를 바꾸어서는 안 된다. ‘10여만원’은 ‘만’ 단위로 더해 간다.

하지만 이런 풀이는 거의 무용지물이다. 그럴듯하지만 현실에서 공감을 얻지 못한다. 구별하지 않아도 그릇될 일이 없다. 그렇다 보니 개인적인 편의에 따른다. 상대는 구별했더라도 묻기 전에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는 말이다. 말뜻은 내놓고 동의하고 함께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wlee@seoul.co.kr
2019-05-09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