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대기업 채용시장도 ‘혹한’...54.8% “안 뽑거나 계획 없어”

상반기 대기업 채용시장도 ‘혹한’...54.8% “안 뽑거나 계획 없어”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23-03-07 11:00
수정 2023-03-0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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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채용 않겠다”는 기업은 작년의 2배
“기업들, 비용 절감 위해 채용 중단으로 대응”
이공계 선호도 가속화..신입 70%는 ‘이공계’로

실적 악화,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 등으로 올 상반기 대기업 채용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인 54.8%가 올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업은 39.7%, 신규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기업은 15.1%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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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이는 채용 설명회
북적이는 채용 설명회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채용박람회’에서 현대자동차 채용설명회 예약을 못한 구직자들이 현장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올 상반기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기업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7.9%)보다 2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더해 ‘지난해보다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 비중은 24.6%로 지난해 동기(4.3%)보다 20.3%포인트나 대폭 늘었다. 반면 ‘지난해보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 비중(24.6%)은 지난해(41.4%)보다 16.8%포인트 줄어든 상황이라 채용 시장이 대폭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 기조에 공급망 불안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기 침체 장기화 조짐도 깊어지며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채용을 중단하는 방안 등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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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500대 기업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매출액 500대 기업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실제로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에 대해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상황, 공급망 불안 등으로 국내외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서(29.0%), 구조조정, 긴축 경영 등 회사 내부 상황이 어려워서(29.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올해 대기업 채용 시장도 이미 ‘대세화’가 된 수시 채용 형태가 대부분인 가운데 이공계 전공자 선호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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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 수립한 500대 기업 가운데 전년 대비 신규 채용 규모(%) &lt;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gt;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 수립한 500대 기업 가운데 전년 대비 신규 채용 규모(%)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빠른 적응 가능한 실무형 인재 선호 현상에
지난해 신규 입사자 5분의 1은 ‘중고 신입’
대기업 10곳 가운데 6곳(57.1%)이 대졸 신규 채용에서 수시 채용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또 대졸 신규 채용 계획 인원 10명 중 7명(67.5%)은 이공계열 졸업자에게 몫이 돌아가게 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61.0%)보다 6.5%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김용춘 전경련 고용정책팀장은 “기술 융·복합, 자동화 등 산업 구조의 고도화 흐름 속에서 과학기술 인재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며 “산업 현장 수요에 기반해 학과 정원 규제 완화, 융·복합 교육과정 확대 등 적극적으로 과학 기술 인력 육성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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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전공 계열별 신규 채용 계획 인원 비중(%) &lt;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gt;
상반기 전공 계열별 신규 채용 계획 인원 비중(%)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영 환경이 급변하며 기업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선호하면서 신입직 채용에서도 ‘중고 신입’이 강세를 보이는 추세도 뚜렷하다. 지난해 대졸 신규 입사자 5명 가운데 1명(22.1%)는 경력을 갖췄지만 경력직이 아닌 신입직으로 지원한 ‘중고 신입’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 신입의 평균 경력 기간은 1.4년이었다. 신입직 채용에서 경력자를 우대하는 경향은 앞으로도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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