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낸 ‘애플 iTV’

윤곽 드러낸 ‘애플 iTV’

입력 2012-05-15 00:00
수정 2012-05-15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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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인식…얼굴 따라 모니터 움직이고. 음성조작… 목소리로 켜고 채널 바꾸고

애플이 조만간 독자적인 스마트TV인 ‘아이TV’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서히 제품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 세계 TV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 생태계 활성화로 애플의 도전에 수성(守城)하겠다는 전략이다.

●폭스콘 “생산준비”… 출시 임박

14일 업계에 따르면 궈 타이밍 폭스콘(타이완) 회장은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가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의 TV세트(아이TV)를 생산하기 위해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폭스콘은 중국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생산하는 애플의 최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다.

궈 회장은 “폭스콘은 일본 샤프와 50대50 합작으로 설립된 공장에서 새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은 아이TV가 알루미늄 재질에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 ‘시리’, 영상통화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페이스타임’ 등을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애플은 협력업체들이 자사 제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비밀주의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궈 회장의 발언은 두 회사가 새로운 방식의 TV 생산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룬 바탕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애플이 자신의 파트너를 통해 삼성과 LG 등 TV 시장 선발주자에 대한 ‘선전포고’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미 애플은 2010년 ‘애플TV’라는 이름의 TV용 셋톱박스를 내놨지만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에 궈 회장이 언급한 제품은 일반 스마트TV와 같은 완제품 형태가 될 것이 확실하다.

때문에 폭스콘은 아이TV 기능 구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양질의 TV 패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애플의 새 TV에 ‘뉴아이패드’에 장착된 카메라 솔루션인 ‘아이사이트’도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사이트에는 얼굴인식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있어 사용자가 거실에서 움직여도 얼굴을 자동으로 추적해 전화 통화를 계속할 수 있게 지원한다. 이러한 애플TV의 첨단 기능들을 온전히 구현하려면 무엇보다 안정적인 패널 물량 확보가 필수적이다.

지난 3월 폭스콘의 모회사인 훙하이그룹이 디스플레이 업체인 샤프의 지분 10%를 사들인 것도 애플의 요구에 맞춰 최고 품질의 패널을 적기에 조달하기 위한 포석이다.

●삼성·LG “생태계 활성화로 수성”

이처럼 애플의 TV사업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의 향후 전략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다양한 사업자들과의 협력을 통한 생태계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북유럽 지역 통신사업자인 엘리온과 인터넷TV(IPTV) 서비스 협력안을 발표했다. 삼성 스마트TV 고객들은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도 엘리온의 IPTV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호주 최대 통신사인 텔스트라와도 협력해 이들 콘텐츠를 삼성 스마트TV로 실시간 시청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KT와 IPTV로 안드로이드 마켓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 셋톱박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TV 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출시될) 아이TV의 파괴력은 인정하지만 아직까지는 깜짝 놀랄 만한 새 기능은 없는 것 같다.”면서 “국내 업체들의 경우 TV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하드웨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생태계 활성화가 향방을 가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2-05-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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