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창구 모습
여의도 한 은행에서 고객들이 대출 상담 등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DB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주부터 일부 예금 상품의 금리를 낮췄다.
우리은행은 가입기간에 따라 0.5~0.9%였던 ‘WON 예금’의 금리를 0.5~0.87%로 내렸다. 12개월 만기 기준 기본금리는 연 0.84%다. 위비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도 연 1.4%에서 연 1.1%로 0.3% 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도 ‘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 상품의 연동단위기간(1~6개월) 금리를 0.7~1.1%에서 0.6~1%로 내렸다.
한국은행이 2015년 3월 기준금리를 1.75%로 인하하면서 처음으로 기준금리 1% 시대를 열었고, 이후 시중은행의 예·적금의 금리는 연 1%대가 됐다. 2014년 평균 연 2.53%였던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015년 연 1.81%로 낮아졌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지난해부터 금리가 연 1%대에 미치지 못하는 예·적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은의 2019년 1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정기예금(신규취급액 기준) 중 금리가 연 2%를 넘는 경우는 전체의 1.4%에 그쳤다. 반면 금리가 연 1%가 안 되는 경우는 2.5%였다.


연 0.9%의 예금에 1년간 가입하면 2000만원을 맡겨도 세금(2만 7720원)을 제외하고 15만 2280원을 이자로 받게 된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1.0%)를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가 되는 셈이다.
은행 금리 인하 움직임, 한은 기준금리 인하시 가속화게다가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신 예대율 규제와 오픈뱅킹 시행 등으로 예·적금 금리를 내리지 않던 시중은행들이 최근 금리를 조정하면서 0%대 예·적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또 한은이 올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현재 1.25%에서 1.0%로 내린다면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 비교공시를 살펴보면, 현재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연 0.84%~1.65%다. 우대금리를 포함해도 연 1.04%~2.25% 수준이다. 자유적립식 12개월 기준의 적금도 기본금리는 연 0.85~2.30%(우대금리 포함 1.40~3.75%)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7월 카카오뱅크의 연 5% 정기예금이 1초 만에 완판 되고, 최근 하나은행이 내놓은 연 최대 5.01% 적금특판 상품에 136만명이 몰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0%대 예금 금리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은행에 돈을 맡기고 사실상 보관료를 내야 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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