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합의안이 14일 한국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진통 끝에 통과된 데 대해 경제계는 안도하면서도 후속 논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노사정위원회에서는 핵심 쟁점인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이날 한국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분신 시도 등으로 일시 파행을 겪었지만 결국 난상토론 끝에 표결을 거쳐 안건이 통과됐다.

재계는 노사정 대타결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신중한 자세를 나타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한국노총에서 합의안이 승인돼 다행”이라면서 “노동계가 반발한 것처럼 우리도 요구한 것에 비하면 합의안이 아쉽다. 하지만 합의한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노동개혁이 중요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높아졌다. 충분하진 않지만 첫 걸음을 내디뎠다”면서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고 앞으로가 중요하다. 힘들게 여기까지 온 만큼 노동시장 유연성이라는 목표에 한 발짝 더 갈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앞으로 이견을 좁히는 데 험로가 예상된다”면서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궁극적 길은 결국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것밖에 없다. 그 방법을 찾아가는 결론이 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노사정 대화가 합의라는 형태로 제도 개선의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노동개혁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합의로 노사가 윈-윈하는 지평을 열어가는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는 15일 노사정 회의 후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큰 방향에서 노사정 합의가 이뤄진 것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면서 “다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주체별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신중하게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기업 관계자는 “노동개혁은 경제 활성화와 국가 발전을 위해 필요한 데 진통이 있었지만 합의가 이뤄졌으니 재계에서도 걸맞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신속히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한상의의 한 인사는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라는 두 가지 쟁점사항은 중앙에서 일괄 합의하기는 어려운 문제”라며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주는 게 시급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