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불량 상장 300社 부채비율 279%…금융위기후 최고

재무불량 상장 300社 부채비율 279%…금융위기후 최고

입력 2013-12-08 00:00
수정 2013-12-08 10:3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부채가 자본의 3배…동부·한진 등 상태 더 나빠졌다

재무상태가 부실한 600개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이 급등,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동부와 한진 등 시장의 우려를 사는 대기업의 재무상태도 더 나빠졌다. 빚으로 연명해 ‘좀비 기업’에 가까운 최하위 기업들은 부채가 자본의 3배에 달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천501개 비금융 상장사 중 부채비율 최상위 300개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올해 6월 말 279.2%로 1년 전보다 35.7%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총부채를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상태가 위험한 기업이다.

2011년 상반기를 저점으로 반등한 이들 300개 ‘재무 불량’ 기업의 부채비율은 리먼 사태 직후인 2009년 6월 말의 259.3%를 훌쩍 넘어섰다.

전체 기업의 부채비율이 90% 안팎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과 달리 불량 기업의 부채비율은 천정부지로 오른 셈이다.

이들보다는 형편이 낫지만 역시 부채비율이 높은 편인 차상위 300개사의 평균 부채비율도 올해 6월 말 127.4%로 2009년 6월 말의 129.0% 이후 가장 높아졌다.

불량 기업 위주의 재무상태 악화는 이자 부담 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에서도 한층 더 두드러졌다.

1천501개 비금융 상장사 전체의 이자보상비율은 2009년 상반기 292.8%까지 추락했다가 올해 상반기 425.8%로 회복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LG화학 등 상위 5개사를 빼고 보면 이자보상비율은 265.1%에서 245.0%로 오히려 낮아졌다.

이자보상비율이 100%에도 미치지 못해 돈을 벌어 이자도 못 갚는 ‘좀비 상태’에 가까운 기업의 비중은 2010년 상반기 32.0%에서 올해 상반기 37.9%로 커졌다.

최석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기업의 재무구조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졌다”며 “취약 업종의 쏠림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취약 업종은 ‘건조해’로 분류되는 건설·조선·해운 등 산업재와 철강·비철 등 소재 관련 업종이다.

부채비율 최상위 300개 기업 가운데 209개(69.7%)가 이들 두 업종으로,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STX와 쌍용건설에 이어 위기설이 물 위로 올라온 동부, 한진, 현대 등 재계 상위권 대기업의 주력 사업이 모두 이들 산업재와 소재 관련 업종이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의 더딘 회복세와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 상승 우려 등 거시경제 측면의 환경도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최 연구원은 “시뮬레이션 결과 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이 37.9%에서 40.0%로 약 30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한계 상태에 놓인 대기업 부실이 은행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우려도 커졌다.

시중은행 중 기업 거래가 가장 많은 우리은행은 올해 1~3분기 대기업 여신의 고정이하 규모가 2조9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3천억원)의 2.2배다.

하나은행은 대기업 여신의 고정이하 규모가 지난해 3분기 말 4천81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7천41억원으로, 농협은행은 같은 기간 3천700억원에서 5천700억원으로 늘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