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을 보면 2012년도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이 모두 감소해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 개선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발생유인이 큰 비상장사나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기업, 재벌 2세 지분이 많은 기업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일감 몰아주기 과세가 시행되고 경제민주화 정책이 분위기가 커짐에 따라 내부거래 비중 감소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거래액 현대차·SK·롯데 순 증가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올해 4월 지정 기준 민간 대기업 집단 49곳의 작년 내부거래 비중은 12.3%, 내부거래 금액은 185조3천억원으로 전년보다 다소 줄었다. 특히 내부거래 금액은 2009년 첫 집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분석대상 기업은 삼성, 현대차 등 총수 있는 41개 집단 1천255개 계열사와 포스코, KT 등 총수 없는 8개 집단 137개 계열사다.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집단은 STX(27.49%), SK(22.51%), 현대차(21.33%), 포스코(20.59%), 웅진(18.76%) 순이었고, 내부거래 비중이 낮은 집단은 한국투자금융(0.46%), 교보생명보험(1.09%), KT&G(1.47%), 대우건설(2.34%), 현대(2.48) 등이었다.
금액순으로 보면 SK(35조2천억원), 현대차(35조원), 삼성(28조2천억원), 포스코(15조5천억원), LG(15조3천억원) 순으로 내부거래가 많았다.
이들 상위 5개 기업집단의 내부거래액 합계는 129조2천억원으로 전체 49개 기업집단 내부거래액(185조3천억원)의 69.7%를 차지했다.
수출액 및 모기업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와의 거래액을 제외하면 내부거래 비중 순위는 STX(63.56%), 대우조선해양(42.66%), 현대차(39.06%), 포스코(35.39%), 현대중공업(35.15%) 순으로 바뀌며, 거래금액 기준 순위도 현대차(34조5천억원), SK(32조4천억원), 삼성(25조9천억원), 포스코(14조7천억원), LG(13조3천억원)으로 변동이 있었다.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은 한진중공업으로 전년보다 10.09%포인트 증가했고 웅진(4.92%포인트), 부영(4.57%포인트)이 뒤를 이었다. 반면 OCI(-6.85%포인트), 하이트진로(-6.53%포인트), 삼성(-4.0%포인트)은 내부거래 비중이 많이 줄었다.
금액 기준으로는 삼성(-7조1천억원)의 내부거래액 감소분이 가장 컸고 KT(-1조원), STX(-0.8조원)이 뒤를 이었다.
반면 현대차(2조8천억원), SK(1조원), 롯데(7천억원)는 내부거래 금액이 전년보다 늘었다.
총수 있는 상위 10대 대기업 집단만 따로 보면 2009년말부터 2012년말 기간 삼성(-5.74%포인트), 한진(-2.62%포인트), 한화(-0.74%포인트), GS(-0.38%포인트)는 줄었지만, SK(6.99%포인트), 현대중공업(5.21%포인트), 롯데(2.94%포인트), 현대차(1.47%포인트)는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했다.
삼성은 삼성전자 작년 4월 LCD 사업부가 삼성디스플레이로 분사된 이후 삼성전자와 수직계열 관계에 있던 S-LCD,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흡수합병으로 내부거래 관계가 소멸된 것이 내부거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SK는 2011년 1월과 10월 SK이노베이션, SKT의 물적분할로 기존 사내거래가 계열사 간 내부거래로 전환되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크게 증가했고, 현대중공업은 현대종합상사, 오일뱅크의 계열편입과 BTX(벤젠·톨루엔·크실렌) 사업부문 분사로 내부거래가 늘었다.
롯데는 편의점 매출증가에 따라 물류 관련 내부거래가 늘었고, 현대차는 현대제출 고로 1·2기 신설에 따른 강판 수직계열화로 내부거래가 증가했으나, 위 효과 제외 시 내부거래 비중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거래中 총수일가 사익편취 목적만 규제
내부거래란 대기업 집단 계열사 간 발생하는 상품·용역 거래로, 대기업 집단 소속회사는 연 1회(5월말까지) 내부거래 현황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해야 한다.
내부거래라고 해서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상당수 내부거래는 거래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제조업체의 수직계열화가 대표적이다.
이런 경우 경제적 효율성을 목적으로 하는 내부거래이기 때문에 공정위도 문제삼지 않는다.
모회사가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와의 거래도 경제적 실질은 기업 내부부서간 거래와 마찬가지이므로 내부거래가 문제되지 않는다.
공정위가 문제삼는 내부거래는 총수일가에 부당한 이익이 귀속되는 경우에 한정된다.
총수일가 지분이 높지 않은 수직계열화한 계열사에는 거래관계가 편중되더라도 총수일가 사익편취와는 무관하다.
반면 시스템통합(SI), 광고, 물류 등 그룹별 공통업무에 해당하는 서비스 업종에서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기업에 일감을 몰아줬다면 그 이익이 총수일가에 직접적으로 귀속되므로 규제 대상이 된다.
◇’일감 몰아주기’ 관행 개선 보기는 일러
대기업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감소했지만 문제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가능성이 높은 기업 간 내부거래는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공정위 발표를 보면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대체로 높게 나타났다.
총수일가 비중이 20% 미만인 게열사 내부거래 비중은 12.84%인데 반해 30% 이상 기업은 20.82%, 50% 이상 기업은 25.16%였다.
총수 있는 상위 10개 대기업의 경우에도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재벌 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도 뚜렷했다.
2세 지분율이 50% 이상인 기업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50.26%로 나타나 지분율 20% 미만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12.14%)보다 월등히 높았다.
일부 대기업은 그동안 2세 지분율이 높은 기업에 일감을 몰아줘 승계 자금을 마련한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총수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이 모두 높은 업종을 분석해 보면 주로 서비스업 분야가 많았다.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업종으로 분류되는 창고 및 운송 관련 서비스업은 내부거래 비중이 35.09%, 총수일가 지분이 44.3%였고 컴퓨터 프로그래밍·SI 업종은 일가 지분율 54.3%, 내부거래 비중 61.40%였다.
물류, SI, 광고 등 업종은 다수 계열사와 내부거래가 발생, 특정 계열사와만 내부거래를 하는 제조업과 차별됐다.
이런 결과를 종합할 때 전체 내부거래비중은 감소했지만 아직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하기는 곤란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총수일가 지분율이나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은 비상장사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이런 분야를 중심으로 부당 일감 몰아주기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그러나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발생유인이 큰 비상장사나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기업, 재벌 2세 지분이 많은 기업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일감 몰아주기 과세가 시행되고 경제민주화 정책이 분위기가 커짐에 따라 내부거래 비중 감소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거래액 현대차·SK·롯데 순 증가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올해 4월 지정 기준 민간 대기업 집단 49곳의 작년 내부거래 비중은 12.3%, 내부거래 금액은 185조3천억원으로 전년보다 다소 줄었다. 특히 내부거래 금액은 2009년 첫 집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분석대상 기업은 삼성, 현대차 등 총수 있는 41개 집단 1천255개 계열사와 포스코, KT 등 총수 없는 8개 집단 137개 계열사다.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집단은 STX(27.49%), SK(22.51%), 현대차(21.33%), 포스코(20.59%), 웅진(18.76%) 순이었고, 내부거래 비중이 낮은 집단은 한국투자금융(0.46%), 교보생명보험(1.09%), KT&G(1.47%), 대우건설(2.34%), 현대(2.48) 등이었다.
금액순으로 보면 SK(35조2천억원), 현대차(35조원), 삼성(28조2천억원), 포스코(15조5천억원), LG(15조3천억원) 순으로 내부거래가 많았다.
이들 상위 5개 기업집단의 내부거래액 합계는 129조2천억원으로 전체 49개 기업집단 내부거래액(185조3천억원)의 69.7%를 차지했다.
수출액 및 모기업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와의 거래액을 제외하면 내부거래 비중 순위는 STX(63.56%), 대우조선해양(42.66%), 현대차(39.06%), 포스코(35.39%), 현대중공업(35.15%) 순으로 바뀌며, 거래금액 기준 순위도 현대차(34조5천억원), SK(32조4천억원), 삼성(25조9천억원), 포스코(14조7천억원), LG(13조3천억원)으로 변동이 있었다.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은 한진중공업으로 전년보다 10.09%포인트 증가했고 웅진(4.92%포인트), 부영(4.57%포인트)이 뒤를 이었다. 반면 OCI(-6.85%포인트), 하이트진로(-6.53%포인트), 삼성(-4.0%포인트)은 내부거래 비중이 많이 줄었다.
금액 기준으로는 삼성(-7조1천억원)의 내부거래액 감소분이 가장 컸고 KT(-1조원), STX(-0.8조원)이 뒤를 이었다.
반면 현대차(2조8천억원), SK(1조원), 롯데(7천억원)는 내부거래 금액이 전년보다 늘었다.
총수 있는 상위 10대 대기업 집단만 따로 보면 2009년말부터 2012년말 기간 삼성(-5.74%포인트), 한진(-2.62%포인트), 한화(-0.74%포인트), GS(-0.38%포인트)는 줄었지만, SK(6.99%포인트), 현대중공업(5.21%포인트), 롯데(2.94%포인트), 현대차(1.47%포인트)는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했다.
삼성은 삼성전자 작년 4월 LCD 사업부가 삼성디스플레이로 분사된 이후 삼성전자와 수직계열 관계에 있던 S-LCD,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흡수합병으로 내부거래 관계가 소멸된 것이 내부거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SK는 2011년 1월과 10월 SK이노베이션, SKT의 물적분할로 기존 사내거래가 계열사 간 내부거래로 전환되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크게 증가했고, 현대중공업은 현대종합상사, 오일뱅크의 계열편입과 BTX(벤젠·톨루엔·크실렌) 사업부문 분사로 내부거래가 늘었다.
롯데는 편의점 매출증가에 따라 물류 관련 내부거래가 늘었고, 현대차는 현대제출 고로 1·2기 신설에 따른 강판 수직계열화로 내부거래가 증가했으나, 위 효과 제외 시 내부거래 비중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거래中 총수일가 사익편취 목적만 규제
내부거래란 대기업 집단 계열사 간 발생하는 상품·용역 거래로, 대기업 집단 소속회사는 연 1회(5월말까지) 내부거래 현황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해야 한다.
내부거래라고 해서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상당수 내부거래는 거래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제조업체의 수직계열화가 대표적이다.
이런 경우 경제적 효율성을 목적으로 하는 내부거래이기 때문에 공정위도 문제삼지 않는다.
모회사가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와의 거래도 경제적 실질은 기업 내부부서간 거래와 마찬가지이므로 내부거래가 문제되지 않는다.
공정위가 문제삼는 내부거래는 총수일가에 부당한 이익이 귀속되는 경우에 한정된다.
총수일가 지분이 높지 않은 수직계열화한 계열사에는 거래관계가 편중되더라도 총수일가 사익편취와는 무관하다.
반면 시스템통합(SI), 광고, 물류 등 그룹별 공통업무에 해당하는 서비스 업종에서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기업에 일감을 몰아줬다면 그 이익이 총수일가에 직접적으로 귀속되므로 규제 대상이 된다.
◇’일감 몰아주기’ 관행 개선 보기는 일러
대기업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감소했지만 문제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가능성이 높은 기업 간 내부거래는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공정위 발표를 보면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대체로 높게 나타났다.
총수일가 비중이 20% 미만인 게열사 내부거래 비중은 12.84%인데 반해 30% 이상 기업은 20.82%, 50% 이상 기업은 25.16%였다.
총수 있는 상위 10개 대기업의 경우에도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재벌 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도 뚜렷했다.
2세 지분율이 50% 이상인 기업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50.26%로 나타나 지분율 20% 미만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12.14%)보다 월등히 높았다.
일부 대기업은 그동안 2세 지분율이 높은 기업에 일감을 몰아줘 승계 자금을 마련한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총수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이 모두 높은 업종을 분석해 보면 주로 서비스업 분야가 많았다.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업종으로 분류되는 창고 및 운송 관련 서비스업은 내부거래 비중이 35.09%, 총수일가 지분이 44.3%였고 컴퓨터 프로그래밍·SI 업종은 일가 지분율 54.3%, 내부거래 비중 61.40%였다.
물류, SI, 광고 등 업종은 다수 계열사와 내부거래가 발생, 특정 계열사와만 내부거래를 하는 제조업과 차별됐다.
이런 결과를 종합할 때 전체 내부거래비중은 감소했지만 아직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하기는 곤란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총수일가 지분율이나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은 비상장사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이런 분야를 중심으로 부당 일감 몰아주기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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