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맨 채용 ‘우울 시대’

금융맨 채용 ‘우울 시대’

입력 2013-08-26 00:00
수정 2013-08-2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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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 등 7개 은행 공채 28% 줄어… 구인계획 못 잡은 곳도

주요 금융회사의 하반기 공채가 시작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은 금융회사의 채용 인원은 지난해보다 약 30%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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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은 25일 하반기 공채 계획을 발표했다. 다음 달 4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입사지원서를 접수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문학 도서를 주제로 토론형 면접을 하며, 학력·전공·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 인원은 129명으로 상반기와 합친 연간 인원을 따지면 190명이다. 지난해보다 17명(8.2%) 줄었다.

다른 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외환·기업 등 7개 은행의 하반기 공채 예정 인원은 999명이다. 상반기 공채 규모와 합치면 총 2722명으로, 지난해보다 1036명(27.6%) 적다. 외환은행은 하반기 채용을 하지 않을 전망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채용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는데, 아예 뽑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다음 달 채용 공고를 낼 계획이지만 아직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 다만 200명 이하로 뽑을 가능성이 높다. 연간 채용 규모로 치면 400명 정도로 지난해보다 300명가량 줄어든다. 마찬가지로 다음 달 채용 공고를 내는 우리은행도 하반기 200명, 연간 438명으로 지난해보다 162명(27.0%) 줄인다. 농협은행(-18.3%), 기업은행(-10.6%), 하나은행(-9.7%) 등 다른 은행도 신규 채용을 줄인다.

보험·카드·증권사나 금융 공기업도 채용 인원이 줄거나 채용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 동부화재는 하반기 공채 인원을 40명으로, 지난해(88명)보다 줄였다. 현대해상과 LIG손해보험도 연간 채용 규모를 각각 지난해 124명과 211명에서 111명과 170명으로 줄인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과 합쳐 69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37명만 뽑는다.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한 증권업계는 더 심각하다. 대부분 증권사가 하반기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46명에서 올해 상반기 4명으로 채용을 줄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30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100명을 뽑을 계획이다.

높은 연봉에 안정적으로 정년을 채울 수 있어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 공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90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고졸 정규직 20명만 뽑았다. 산은 관계자는 “금융권 사정이 어려운 데다 정책금융공사와의 합병도 예정돼 있어 지난해보다 채용 인원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16명(28.6%) 줄어든 4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신용보증기금과 예금보험공사만 각각 40명, 20명을 채용할 계획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3-08-2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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