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비정규직 해결’ 신호탄 되나

대기업 ‘비정규직 해결’ 신호탄 되나

입력 2013-01-28 00:00
수정 2013-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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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규모 정규직 전환 안팎

한화그룹이 전격적으로 대규모의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하면서 재계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이날 비정규직 2043명을 오는 3월 정규직으로 일관 전환키로 한 것은 새 정부의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재계는 분석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찾아 대기업의 구조조정·정리해고 자제 등을 촉구했다. 이 때문에 기업마다 박 당선인의 주문에 화답하기 위해 고심을 해왔다. 한화그룹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물꼬를 트면서 다른 대기업들의 행보도 바빠지게 됐다.

한화의 이번 결정으로 현대차그룹도 비정규직 노조와 협상의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비정규직 노조는 사내 하청 근로자의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하면서 철탑농성을 하는 등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또 정리해고자 등의 복직을 요구하는 노조와 팽팽히 맞선 쌍용차 측도 마찬가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대 그룹 한 관계자는 “박 당선인이 일자리 창출과 함께 일자리 질을 높이겠다고 공약한 만큼 경기 불황에도 올해 채용 규모는 늘릴 예정이다”며 “다른 대기업들도 한화그룹의 대거 정규직 전환과 유사한 정책 도입을 놓고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는 지난해 3월에도 1200여명의 고졸 신입 사원을 공채한다고 발표, 재계에 고졸 채용 바람을 불러일키기도 했다. 이번 결정으로 한화그룹의 비정규직 직원은 5000명에서 3000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전체 임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도 17%에서 10.4%로 내려간다. 이는 지난해 8월 통계청이 집계한 국내 비정규직 비율 33.8%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들은 정규직처럼 복리후생, 정년 보장, 승진 기회를 보장받는다. 한화는 앞으로도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는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계약직 대신 바로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입장이어서 비정규직 비중은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김승연 회장이 지난해 초 신년사에서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중요하다”며 ‘함께 멀리’ 정신을 주창한 이후 계속 추진돼 왔다고 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2013-01-2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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